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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욕설한 아버지에게 흉기 휘두른 아들 '선처'

입력 : 2015.11.11 18:51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가슴에만 담아두지 말고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꾸준히 대화하세요."

11일 오후 춘천지방법원 103호 법정.

자신의 어머니에게 욕설하는 아버지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존속살해미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임모(24)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이 열렸다.

법정 내 방청석에는 피해자인 임씨의 아버지(60)를 비롯해 어머니와 가족들이 초조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이윽고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 심준보 부장판사가 판결문을 낭독했다.

재판부는 임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의 선처로 징역형의 집행이 유예돼 임씨가 석방되자 방청석 구석에 앉아 있던 피해자인 임씨의 아버지는 끝내 흐느껴 울었다.

아들이 휘두른 흉기에 십여 차례 찔려 죽을 고비를 넘겼던 아버지 임씨.

그는 법정을 나서면서 재판부에 감사의 뜻으로 연방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고개를 숙인 채 피고인석에 서 있던 임씨의 양쪽 어깨도 가녀리게 떨렸다.

임씨가 아버지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은 지난 5월 1일 오후 11시 40분께였다.

평소 아버지가 어머니와 자신에게 욕설하고 트집을 잡는 등 함부로 대한다는 이유로 임씨는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사건이 벌어진 당시에도 임씨는 속초시 자신의 집 2층에서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욕설하는 것을 들었다.

술에 취한 상태였던 임씨는 순간적으로 격분했다.

주방에 있던 흉기를 든 임씨는 '어머니에게 그러지 마세요'라는 말과 함께 아버지의 어깨와 목 등을 십여 차례 찔렀다.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사건 직후 아버지 임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임씨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임씨와 그의 가족들은 선처를 호소하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흉기로 아버지를 여러 번 찔러 살해하려 한 것은 매우 흉악하고 패륜적인 범행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이 이뤄진 점, 피해자를 비롯한 가족들이 이 사건을 계기로 더 나은 가정을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형을 다시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씨에게 보호관찰을 명령한 재판부는 특별 준수 사항을 통해 "아버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심리상담치료를 꾸준히 받아라"라며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가슴에만 담아두지 말고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아버지와 꾸준히 대화하라"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