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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중국 대도시 노인 70%가 '독거노인'

임상범 기자

입력 : 2015.11.11 12:34|수정 : 2015.11.1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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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후이성 벙부시 한 아파트에서 6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노인은 사망한 지 1주일이 지났고 시신은 동물에 의해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사망한 노인은 독거노인으로 강아지 10마리와 함께 살며 외로움을 달래왔습니다.

[이웃 주민 : 할아버지가 사료 같은 개먹이를 매일 가지고 올라가곤 했는데 며칠 동안 내려오는 걸 못 봤어요. 밑에 집에서도 노인 봤느냐고 물어봐서 못 봤다고 했었지요.]

중국 노인 인구의 빠른 증가에 따라 배우자나 자식 없이 홀로 살아가는 '독거노인'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절반에 가까운 노인들이 돌봐주는 이 하나 없이 홀로 살고 있고 특히 중·대형 도시의 경우 독거노인 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기대수명 증가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강력하게 추진됐던 '한 가구 한 자녀' 정책과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는 유동인구 급증이 더해지면서 독거노인이 늘고 있는 겁니다.

중국 전국노령위원회는 올해부터 2035년까지 노인 인구가 연평균 1천만 명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035년이면 중국의 노인 인구가 지금의 두 배 수준인 4억 1천8백만 명으로 늘어나 전체 인구에서의 비중도 29%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요양시설 확충 등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인 지원은 제자리걸음입니다.

현재 노인 인구 1천 명 중 요양시설 이용이 가능한 인원은 27.5명에 불과합니다.

지난 2010년과 비교해서 55% 늘어났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독거노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지역사회 단위의 복지 정책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두펑/인민대 교수 : 예를 들어, 누군가 매일 전화하고 문 두드려보고 노인이 괜찮으신지 확인한다면 돌발적인 일, 혹시 사망한다고 해도 빨리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지역 내 독거노인 정보를 기록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고 보살핌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자원봉사자를 파견하는 사회서비스 제공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언제가 자신의 일이 될지 모를 독거 노인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중국 사회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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