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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노예 국가가 배상하라" 장애인단체 소송 제기

입력 : 2015.11.09 11:38|수정 : 2015.11.09 16:25


지난해 2월 세간에 알려져 전국민을 경악하게 했던 '염전노예'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합니다.

장애인단체 등 29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염전노예 장애인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오늘(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와 전남 신안군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13일 서울중앙지법에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염전노예 사건은 작년 2월 서울 구로경찰서가 신안 염전에 팔려가 수년간 착취당한 지적장애인 세 명을 구출한 것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전남 도서지역의 염전 등지에서 장애인 등을 상대로 자행된 인권유린에 대한 수사를 벌여 총 129명의 악덕 업주 등을 적발했습니다.

원고는 신안 염전에서 탈출한 8명의 노동자이며, 구체적인 소송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1인당 5천만 원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원고 8명 중 6명이 장애인입니다.

공대위는 지역 경찰이 범죄사실을 파악하기는커녕 신고자를 위험에서 구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근로감독관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고 불법 직업소개소에 대한 지도·감독도 없었다며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공대위는 "작년 2월 섬을 탈출한 피해자 8명이 길게는 20년간 강제노동과 폭언, 폭행에 시달려 왔지만 관할 파출소는 이를 묵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박 모(35)씨는 업주를 피해 파출소로 여러 차례 도망갔지만 경찰은 그를 다시 염전주인의 손에 넘겼습니다.

또 몇몇 피해자들이 관할 노동청에 '염전 주인들이 임금을 제대로 지급해주지 않는다'고 신고해 근로감독관의 중재 하에 일부 임금을 지급받기도 했지만 사건이 알려지기 전까지 노동청은 이 지역에 대한 근로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신안군에 대해서도 "선착장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하고 복지 담당 공무원이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배상책임을 묻기로 했습니다.

피해자 채 모(50)씨는 선착장까지 도망갔으나 선착장에서는 그에게 표를 팔지 않고 주인에게 연락했고, 김 모(42)씨는 면사무소에서 장애인복지카드를 만들었지만 장애인연금 등 사회복지 급여를 받지도 못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는 2012년 7월 영등포역 무료급식소에서 끌려가 작년 1월까지 염전에서 강제노역을 한 피해자가 직접 나와 증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시각장애인 김 모(41)씨는 "돈도 못 받고 하루 19시간 일했지만 일을 못하면 쇠 파이프와 각목이 날아왔다"며 "신의도에는 거의 모든 염전에서 강제노역이 이뤄졌지만 경찰도, 공무원도 한통속이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 씨는 "아직도 가혹한 노예노동이 어딘가에 있을 수 있다"며 "당시를 생각하면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이를 근절해야 한다는 마음에 이번 소송에 동참한다"고 말했습니다.

염전 노예 사건은 잊을 만하면 적발돼 사회적인 공분을 삽니다.

하지만 장애인이 제대로 진술을 하지 못하는 탓에 '고용한 것이 아니라 보호해 준 것'이라는 가해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처벌을 면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올해 9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광주 검찰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광주지검 해남지청이 7월 염전 노예 업주를 무혐의 처분한 데 대한 성토가 이어졌으며, 장애인 단체는 이 처분에 불복해 광주고검에 항고하기도 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