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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가뭄 돌파구 찾나?…주말 전국에 요란한 단비

공항진 기자

입력 : 2015.11.06 09:57|수정 : 2015.11.06 09:57


최근 늘 우중충한 정보만 전한 것 같아 마음이 썩 좋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모처럼 밝고 희망찬 정보를 전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단비 소식인데요. 오늘 저녁 서해안을 시작으로 밤부터는 전국에 비가 시작돼 주말 내내 비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봅니다.
 
주말 비 소식은 주초부터 예보된 것이어서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형태가 매우 긍정적인 신호를 많이 갖고 있는데요, 가뭄 해갈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 같아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예보 내용을 조금 자세하게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비가 내리는 지역입니다. 이번 비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는 물론 남부와 제주도까지 거의 전국에 내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실 크게 이상할 것도 없는 이런 비 예보가 새삼스러운 이유는 올해 비는 유난히 지역에 따라 편차가 컸기 때문입니다.
 
가뭄이 전국적인 상황으로 확대되면서 어는 곳이든 비가 내리는 고른 비가 필요했는데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으로 전국에 비가 골고루 내리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죠. 이런 비는 국지성 호우보다 강수량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비의 활용도가 커집니다.
 
두 번째는 비가 이어지는 시간입니다. 기상청은 비가 토요일에서 일요일을 거쳐 월요일 오전까지 길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비가 오는 시간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강수량이 많아진다는 것이고, 빗물을 가둘 수 있는 시간 또한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역시 가뭄해갈에는 희소식입니다.
 
세 번째는 비가 내리는 형태입니다. 이번 비를 몰고 오는 비구름은 남서쪽에서 다가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서쪽에서 다가서는 비구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아 구름이 머금은 수증기의 양이 많습니다. 한 마디로 강수량이 늘어난다는 것이죠.
 
당연히 예상되는 강수량도 많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방에 적게는 20mm에서 많게는 60mm의 비가 오겠는데요, 특히 동해안과 남해안 한라산 부근 등에는 100mm 안팎의 큰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습니다. 11월 비 치곤 많은 비입니다.
 
특히 일부에서는 마치 여름에 내리는 비처럼 요란한 비를 경험할 가능성이 큰데요, 천둥과 번개가 치고 돌풍이 부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뭄 해갈에 도움을 주는 단비임에는 분명하지만, 대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번 비를 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10월부터 2년 동안 이어졌던 지루한 가뭄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날씨가 변하고 있는 작은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가지 만 보고 결론을 내는 것은 성급함이 없지 않지만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긍정적입니다.
 
우선 서울의 경우를 살피면 10월 한 달 동안 내린 비는 81.5mm로 평년 강수량의 1.5배가 넘습니다. 5월부터 계속 평년보다 적은 비가 내리다가 모처럼 많은 비가 내린 것이죠. 이런 상황은 가뭄이 심각한 중서부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습니다.
 
서산의 경우도 평년의 1.5배 가까운 비가 왔고 대전은 평년 강수량의 2배를 넘었습니다. 전주와 광주 역시 10월 강수량이 평년의 2배 안팎을 기록했습니다.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것이죠.
 
11월 한 달 동안 전국에 내리는 비는 대략 50mm 안팎으로 많은 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번 비가 최고 60에서 100mm까지 온다고 하니 11월 강수량도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평년 강수량을 크게 웃돌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겨울에도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이 전망되고 있어 가뭄 해갈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10월 이후 강수량이 평년수준을 넘더라도 강수량의 합은 기대만큼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가을과 겨울이라는 계절의 특성상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아니기 때문이죠. 따라서 제대로 된 비가 쏟아질 내년 여름까지는 가뭄이 완전히 해갈되기는 어렵겠는데요. 물을 아끼는 지혜가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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