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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항공사-이집트 당국 여객기 추락사고 책임 모면 홍보전

입력 : 2015.11.03 02:44

"외부 영향이 추락 원인인 듯" vs "폭발물 흔적 발견 안돼"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 당사자들이 책임 모면을 위한 홍보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 소속사인 '코갈림아비아'의 비행담당 부사장 알렉산드르 스미르노프는 2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설명 가능한 유일한 추락 원인은 기체에 대한 외부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 사고기 소속 항공사 "외부 영향이 추락 원인인듯"

여객기가 미사일 등 외부물체의 공격을 받아 추락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그는 "여객기가 공중에서 분해될 정도로 시스템상의 문제가 함께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만일 기체 봉합 장치에 문제가 생겼다면 승무원과 승객들은 산소마스크를 쓰게 되고 승무원은 비행 고도를 낮추어 상황을 안정화시키며 필요하면 비상착륙을 한다"면서 기체 고장 가능성을 부인했다.

러시아 항공청과 옛 소련권 국가들의 민간 항공기 운항 관리 기구인 '국가간항공위원회(MAK)'는 전날 "사고기가 높은 고도의 공중에서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항공사 기술담당 부사장 안드레이 아베리야노프도 여객기가 기술적으로 훌륭한 상태였다면서 기체 결함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는 "기장이 출발에 앞서 운항 일지에 아무런 문제도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여객기는 예정대로 출발했고 승무원들은 평시와 다른 아무런 행동이나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체 노후에 따른 '피로 균열' 가능성과 관련 "관련 정기 검사를 6년에 한번, 보다 정밀한 검사는 12년에 한번씩 받는다. 가장 최근엔 지난해 3월 검사가 있었다"면서 기체 균열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또 이날 항공사가 직원들에게 2개월 치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고 러시아 노동고용청이 지적한 것과 관련 "직원들에 대한 임금이 체불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비행 안전에 영향을 미쳤을 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코갈림아비아의 또다른 부사장 빅토르 융도 여객기가 외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1분 안에 여객기의 속도가 시속 300km 정도로 떨어졌고 고도도 1천500m까지 낮아졌다"면서 "이 무렵 여객기가 비행을 계속할 수 없는 심각한 구조상의 손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재앙적 상황이 진행되기 시작했을 때 승무원들은 완전히 업무 능력을 상실했으며 이것이 지상 관제센터와 연락을 취하거나 비상상황에 대해 보고하려 시도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승무원들의 실수나 기체의 기술적 문제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객기 사고 원인을 어떻게든 외부 공격 쪽으로 돌리려는 발언들이다.

◇ 이집트 당국은 "외부 영향 없었다"…러 정부도 "항공사 주장은 시기상조"

하지만 이집트 당국은 외부 영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카이로의 한 소식통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사고기 잔해를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폭발물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집트 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도 로이터 통신에 여객기가 외부 영향을 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조사위원회는 지금까지의 블랙박스 자료 분석 결과를 토대로 "여객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전 SOS 신호를 보내오지 않았으며 외부 영향을 받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객기 사고가 극단주의 무슬림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이집트 지부의 소행으로 확인될 경우 운항 안전 확보 책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이집트 정부로선 어떻게든 기체 결함 쪽으로 사고 원인을 돌리려는 태도다.

IS 이집트 지부는 사고 직후 자신들이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러시아 정부도 여객기가 외부 영향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코갈림아비아 항공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알렉산드르 네라디코 러시아 항공청장은 이날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갈림아비아 측의 발표에 대해 "사고기 잔해에 대한 정밀 분석과 블랙박스 해독 등 아직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여객기가 공중에서 파괴된 원인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어떤 근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네라디코는 블랙박스에 대한 본격적 해독 작업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러시아와 이집트 외에 항공기 제작사인 프랑스와 독일, 여객기가 등록된 아일랜드 전문가들이 모두 도착한 뒤에야 해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중소항공사 코갈림아비아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는 지난달 31일 오전 이집트의 홍해변 휴양지 샤름엘셰이크를 이륙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시나이 반도 중북부 지역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 217명과 승무원 7명 등 탑승자 224명 모두가 사망했다.

탑승자들은 219명이 러시아인이고 4명은 우크라이나인, 1명은 벨라루스인으로 최종 확인됐다.

러시아 비상사태부 장관 블라디미르 푸슈코프는 2일 현재 사고기 추락 지점 인근 20㎢ 구역에 대한 수색작업을 끝내고 30㎢ 구역으로 수색 범위를 확대했다면서 사고 희생자 시신을 모두 수습할 때까지 수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