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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후배 순결 뺏기' 美명문고 전통따른 졸업생에 징역 1년

입력 : 2015.10.30 10:50|수정 : 2015.10.30 11:14


미국에서 남학생들이 졸업 전 여자 후배와 성관계를 경쟁적으로 하는 추악한 전통을 따랐다가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자 졸업생이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2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뉴햄프셔주 메리맥 카운티 고등법원은 여자 신입생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세인트폴 기숙학교 졸업생 오언 라브리에(20)에게 징역 1년, 보호 관찰 5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또 라브리에를 성범죄자로 등록해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라브리에가 저지른 성폭행 사건은 그동안 세간의 관심을 불러모았습니다.

이번 사건이 159년 전통의 명문 고교에서 일부 선배 남학생이 졸업 전 여자 후배와 성관계하려고 경쟁하는 소위 '선배 의식'(Senior Salute)에서 비롯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학교 남학생들은 세탁기 뒤편의 벽에 점수판을 만들어 성관계 횟수를 놓고 경쟁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1856년 문을 연 세인트폴 기숙학교가 존 케리 국무장관과 다수 의원은 물론 노벨상 수상자까지 배출한 전통의 명문고라는 점에서 충격은 컸습니다.

라브리에는 졸업을 앞둔 지난해 5월 '전통에 따라' 학교 옥상의 기계실에서 15세 여자 신입생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지난 8월 말에 열린 배심원 평결에서 라브리에는 3건의 성폭행과 관련한 혐의는 벗었습니다.

배심원단은 대신 1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 가벼운 성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라브리에는 1년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해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앞으로의 재판을 받을 예정입니다.

피해자인 여자 후배는 이날 선고 공판이 열린 재판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부모가 대신 참석했습니다.

이 여학생은 대신 영상을 통해 "남은 일생을 (마음의) 감옥에 갇힌 채 살고 싶지 않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정의가 바로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라브리에의 변호인은 라브리에가 선배 의식에 참여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며 배심원단이 중대한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린 점을 참작해달라고 재판정에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대 신학대에 입학 허가까지 받은 라브리에는 이번 사건으로 입학이 무산됐습니다.

고교 시절 축구부 주장으로 활동한 그는 졸업식에서 학교 활동에 헌신했다며 학교장상까지 받을 정도로 전도유망했지만 어긋난 전통에 따라 죄를 지어 감옥에 갈 위기에 처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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