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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고 보자' 야생동물 포획 후 주먹구구식 불법 매립

입력 : 2015.10.29 08:18


농작물 피해를 막고자 지방자치단체가 포획한 야생동물이 주먹구구식으로 매립되고 있습니다.

폐기물 관리법상 일반폐기물로 분류되는 포획 야생동물을 허가받은 처리시설이 아닌 곳에 매립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인천시 강화군과 야생생물관리협회 강화지회에 따르면 2013∼2014년 수확철(9∼10월)에 '야생동물 기동포획단'을 운영한 결과 강화도에서만 고라니 1천400여 마리가 잡혔습니다.

농민들의 민원이 급증해 한시적으로 포획단을 운영한 올해 2월에도 고라니 500여 마리가 포획됐습니다.

같은 기간 잡힌 오리, 까치, 멧비둘기, 꿩 등 다른 야생조류도 1만500여 마리에 달합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포획된 고라니 1천900여 마리 가운데 70%가량인 1천300마리가 인근 야산에 매립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류의 경우 대부분 사냥꾼이 자체적으로 소비하거나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지만 정확한 처리 현황은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폐기물관리법 제8조 2항은 폐기물을 허가나 승인받은 폐기물처리시설이 아닌 곳에서 매립하거나 소각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고라니 등 야생동물도 현행법상 일반폐기물로 분류돼 폐기물처리시설에서 처리해야 합니다.

이런 시설이 따로 없는 강화군은 매년 1천600만 원의 예산을 편성, 포획단에 고라니 1마리 당 4만 원을 지급합니다.

그러나 밀렵이나 상업적인 거래 등 불법 행위만 규제할 뿐 사체 폐기는 포획단에게 일임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기동포획단원들은 별도의 소각 비용 탓에 포획한 고라니를 야산에 매립하거나 사체를 나뭇잎으로 덮어두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동포획단 관계자는 "고라니를 잡을 때마다 마을 쪽으로 운반하기가 어려울뿐더러 소각하려면 비용이 들기 때문에 보통 잡는 즉시 매립한다"며 "땅이 어는 겨울철에는 매립이 까다로워 나뭇가지 등으로 덮어둔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지자체가 적절한 야생동물 처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은 9월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유해 야생동물을) 대규모로 살처분할 때 지자체의 모니터링이 시행되지만 소규모 처리 시에는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야생동물의 사체가 제대로 된 처리 과정 없이 묻히면 인근 지하수나 토양에 침출수가 흘러들어 환경이 오염됩니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동물을 살처분할 때에는 구덩이에 비닐을 깔고 적당량의 흙과 생석회를 뿌리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강화군 관계자는 "로드킬을 당한 야생동물은 김포시의 반려동물 화장터에서 처리하지만 포획단이 잡은 야생동물은 개체 수가 너무 많은데다 소각 단가가 비싸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