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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직전 '거세' 공개…"경주마 등록취소 적법"

입력 : 2015.10.29 08:07|수정 : 2015.10.29 08:07


경기 시작 직전 거세마라는 사실을 공개한 경주마의 등록 취소는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고법 민사28부(박정화 부장판사)는 말 주인 A씨가 한국마사회를 상대로 낸 경주마 등록취소 불복 소송에서 1심처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의 말은 작년 5월 경주에 나섰습니다.

조교사는 경기 1시간40분 전에서야 "이 말은 거세했다"고 마사회 측에 알렸습니다.

거세를 하면 경주마의 공격성과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줄어듭니다.

경마계에선 거세하면 달리기 능력도 좋아지는 걸로 봅니다.

마사회 측은 경기 시작 20분 전 장내 방송으로 "이 말은 수컷이 아닌 거세마"라고 알렸습니다.

경주는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마사회는 이후 '90일이 지나도록 마체의 특징에 관한 변경사유를 신고하지 않았다'며 A씨 말의 경주마 등록을 취소했습니다.

한번 등록이 취소되면 재등록이 불가능한 만큼 사실상 '퇴출'이었습니다.

이에 A씨는 "등록 취소는 부당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A씨는 당시 조교사가 바뀐 지 얼마 안 돼 상황을 잘 몰랐으며 경기 시작 전 거세 사실을 자진신고 하는 등 부정한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경주마 등록이 취소되면 말 구입비와 관리비 등 6천500만 원의 손해를 입게 된다며 제재가 지나치게 과하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경주마에 관한 부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경마의 공정성에 대한 위험을 현실화하고 마사회 신뢰에도 손상을 초래했다"며 A씨의 말을 등록 취소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경마고객 상당수는 경주마 정보를 사전에 분석해 마권을 구입하지만 A씨의 말은 경주 3일 전부터 홈페이지 등에 수컷으로 표시돼 있었다"며 "경기시작 20분 전 거세마로 공지할 땐 이미 마권 3천700만 원이 팔린 상태였다"고 지적했습니다.

A씨는 거세사실을 알렸을 당시 출전을 제한하지 않은 마사회의 잘못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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