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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父, 독립군 후원" 반박…'친일논란' 들여다보니

이은재 PD

입력 : 2015.10.29 08:43|수정 : 2015.10.29 15:08




"우리 아버지는 친일 인명사전에 없다." 지난 25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기자들과 점심을 먹다 자신의 아버지는 친일파가 아니다 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아버지는 비공식적으로 독립군에 몰래 활동자금도 주고 그랬다" 자신을 친일파의 후예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습니다.

김 대표의 아버지, 김용주. 기업인이자 정치인으로, 전남방직(현 전방주식회사)의 설립자였던 그는 과연 누구일까요? 지난 8월, '김용주'의 평전 <강을 건너는 산>이 출간됐습니다. 그 책 속에서 '일제 강점기 총살 대상 1호'였다고 서술돼 있습니다. 일제가 싫어한 인물이었단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김용주 전 회장은 예전부터 역사적 사료를 확인하고 있었다.지방 및 해외 사료가 부족해 친일인명사전 등재가 보류되고 있었지만 명백한 친일 행적이 확인되었고, 개정되는 사전에는 등재 가능성이 높다." (민족문제연구소)

누구는 친일파라고 하고, 누구는 아니라고 하고... 쉽게 가라앉지 않는 집권 여당 대표 아버지의 친일 논란의 근거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우선 친일파라고 주장하는 측의 근거를 소개합니다. 
    
1940년 2월 27일 동아일보 7면을 보면, "내선관계의 정신적 심도를 올려야 한다"며, 일본과 조선은 하나라는 식민사관, '내선일체'를 강조하는 김용주의 발언이 실려있습니다. 1943년 9월 8일, 아사히 신문 4면에는 "대망의 징병제 실시, 지금이야말로 정벌하라, 반도의 청소년들이여"라는 징병제 독려 광고를 게재하고, 다음해에는 "결전을 하늘이다! 보내자 비행기를!"이라는 비행기 헌납 광고를 게재하기도 합니다. (출처 민족문제연구소)

김무성 대표 측은 김용주가 대표적 항일단체인 신간회의 지회 간사로 활동하며 민족운동을 전개했다고 반박합니다. 중외일보(1927.7.27.) - 포항서도 신간지회 설립 “포항에서는 오래 전부터 신간회지회 OO설립에 OO하던 중 지난 22일 오후 2시에 영일청년회관에서 지회설립총회를 개최하고 근50명의 회원이 모여 OO한 OOO에 대성황으로... 당선된 간부는 아래와 같다.”- (김용주 명단 수록) 

또, 일제의 심사참배, 일장기 게양 등을 거부하다 자진 폐교한 학교를 김용주가 자신의 재산 절반을 기부해 새로 설립하게 했다고 주장합니다. 동아일보(1936.2.28) - 비운의 영흥교 갱생의 서광 “포항 영흥학교는 … 유지 곤란이 극도에 다하여 존폐의 위기에 빠졌다 … 포항의 청년실업가 김용주씨가 자진하여 앞으로 학교의 경영을 책임을 지기로 하고 우선 1천수백원을 내어 교사를 증축하기로 하여 수운에 싸여있던 동교는 기쁨의 서광이 비추었다 …” (출처 김무성 대표 보도자료)

친일파 주장을 제기했던 민족문제연구소는 김용주가 명백한 친일파라며 공개토론 제안으로 맞받았습니다..
"그는 거물 친일파들과 반열을 나란히 하며 식민지배와 전쟁동원에 기여했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행적은 그가 비행기 헌납운동에 앞장섰다는 사실이다."

여당 대표 아버지의 친일파 논란은 최근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광복 70년이 되도록 친일파 논란이 늘 관심을 끌고 있는 건 역설적으로 우리 역사가 친일파를 명쾌하게 규명하지 못한 탓이 클 겁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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