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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신체구속만큼 힘든 단절감…3.6평에서 보낸 긴 하루

입력 : 2015.10.28 08:50|수정 : 2015.10.28 08:55




법무부가 오늘(28일) 교정의 날 70주년을 맞아 남성 기자 10명을 초청해 '일일 수형자 체험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교도소가 외부인의 수형실 생활을 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0000번 000씨, 앞으로 나오세요."

서울남부교도소 신입자대기실.

교도관은 묵직한 목소리로 수인번호와 이름을 불렀습니다.

주민번호·주소 등을 물으며 신원을 확인한 교도관은 수형생활의 주의사항을 읽었습니다.

수인복은 면으로 돼 있으며 진회색입니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소지품은 영치됐습니다.

영화에서처럼 이름표를 받쳐 들고 키 측정자 옆에 서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신체검사를 한 뒤 교도소측에서 지급한 모포 2장, 수건 1장, 세면도구, 식기세트 등을 싸들고 수형실로 향했습니다.

숟가락과 젓가락은 플라스틱 재질인데 흉기로 쓰지 못하게 한 조치라고 교도관은 설명했습니다.

12.01㎡(약 3.6평) 크기의 혼거실(다인실)은 고시원과 흡사했습니다.

기본 5인실이지만 최대 7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방에는 5칸짜리 관물대와 TV, 싱크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고 화장실은 허리춤 위가 투명한 유리로 돼 있습니다.

화장실 안에서의 일거수일투족이 교도관의 감시 아래 있습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수형실 바닥에 앉자 그제야 '교도소에 수감됐구나'라는 실감이 듭니다.

체험자들은 입소부터 출소까지 전 과정을 실제와 똑같이 압축적으로 경험했습니다.

한방에 배속된 4명의 체험자는 수형실에서 무료함과 싸워야 했습니다.

허공을 응시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한 체험자는 "국방부 시계보다 법무부 시계가 더 느린 것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했습니다.

요즘 같은 날씨에도 교도소의 추위는 상상이상입니다.

사람이 들어와 앉아 있어도 좀처럼 한기가 가시지 않습니다.

복도의 열린 창문에서 간간이 휘말려 들어오는 바람 앞에 모포 2장은 무용지물입니다.

끼니때 제공되는 수형자들이 직접 만든 음식은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습니다.

수형자들 가운데 뽑힌 사동 도우미가 밥과 찬을 만들고 배식합니다.

모든 음식은 창살 아래 직사각형 모양의 구멍으로 전달되는데 식사는 30분 이내에 마쳐야 합니다.

체험 당일 점심에는 돼지고기 볶음과 배추김치·깻잎·근대된장국이, 저녁에는 꽁치·배추김치·감자샐러드·순두부김칫국 등이 나왔고 밥은 100% 흰 쌀밥입니다.

수형실에 붙은 10월 차림표를 보니 비엔나소시지 피망볶음, 돈가스·카레·해물짬뽕국, 순대, 닭다리 백숙 등 메뉴가 다양했습니다.

교도소 콩밥이 과거사가 된 것처럼 수형자들이 매일 배춧잎과 깍두기만 먹는 시대도 지났습니다.

하루 30분 운동시간은 수형자들이 가장 기다리는 일과라고 합니다.

신체 구속의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오후 한때 수형자 수십 명이 작은 공터에 쏟아져 나와 다람쥐가 쳇바퀴 굴리듯 작은 공간을 빙빙 돌며 걷거나 뜁니다.

짧은 순간이자만 얼굴에는 해방감이 묻어납니다.

서울남부교도소는 2011년 고척동에서 천왕동으로 신축 이전했습니다.

국내에서는 가장 시설이 좋은 곳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교도소 관계자는 "호텔 등급으로 남부교도소는 5성급이고 다른 곳은 3성급 이하"라고 표현했습니다.

비교적 죄질이 낮고 생활태도가 우수한 우량 수형자만 모이는 곳이라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도 덜합니다.

여러 체험자가 이처럼 깨끗한 교도소가 있다는 사실에 적잖게 놀랐습니다.

하지만 체험을 하면서 '교도소는 교도소일 뿐'이라는 생각이 새삼 와 닿습니다.

자유를 박탈당한 고통의 무게도 함께 느껴졌습니다.

밤 8시 30분 체험을 마치고 출소하면서 들은 "열심히 사세요" 라는 교도관의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