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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깐깐경제>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 SBS 김범주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 SBS 김범주 기자:
오늘 아침부터 엄청 쌀쌀해졌죠. 그러고 보니까 크리스마스도 이제 두 달 밖에 안 남았는데, 애들이 크리스마스 다가오면 착한 일을 하잖아요. 산타 할아버지가 누가 착한 애고 나쁜 앤지 구분해서 선물을 주기 때문에, 선물 받으려고 그러는 거죠. 그런데 요새 이 산타 기다리는 어린아이 같은 회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갑자기 착한 일을 하면서 내가 더 착하다고 경쟁을 벌이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어떤 회사들이요?
▶ SBS 김범주 기자:
서울 시내 면세점 세 곳 면허가 끝나가서, 재허가 결과가 다음 달에 나오거든요. 여기에 뛰어 든 회사 네 곳이 그렇습니다. 먼저 상황을 말씀드리면, 롯데가 강북 본점하고 강남에 롯데월드하고 두 군데에 있는 면세점 면허가 곧 끝나고요. SK가 워커힐호텔에 면세점을 갖고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집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놓고 롯데, SK는 당연히 들어갔고요. 신세계하고 두산이 경쟁을 시작을 했죠. 그런데 몇백억에서 몇천억원까지 좋은 일에 쓰겠다면서 내놓겠다고 나선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돈을 내놓으면 유리한건가요?
▶ SBS 김범주 기자:
아뇨, 평가 기준에 그런 건 없어요. 그런데 뭐 대충 서로 실력은 드러나 있는 상태고요. 여기다가 뭘 더하기가 쉽지가 않으니까, 왜 요새 취업할 때 자격증이나 인턴 경험이나, 뭐라도 하나 더 넣으려고 스펙 경쟁하잖아요. 그런 거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죠. 특히 그 중에 요새 좀 시끌벅적한 데가 있잖아요.
롯데요. 형하고 동생하고 아버지까지 툭탁거리면서 사실 못 볼 상황을 많이 연출을 하니까 말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가장 적극적으로 먼저 나섰는데요. 신동빈 회장이 자기 돈 1백억 원을 내놓겠다, 이렇게 나선거죠. 그런데 신동빈 회장 개인 재산이 많긴 해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겠죠. 재벌 총수인데.
▶ SBS 김범주 기자:
갖고 있는 주식만 다 합치면 1조 4천억원 되거든요. 엄청난 부자인데, 그래도 뭐 백억원 내놓는게 쉬운 일을 아니니까요. 그런데 그래서 뭘 하겠다는 거냐, 이 부분이 재밌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백억 원을 내놓고 회사에서 2백억 원을 내서 3백억 원을 만든 다음에 청년 창업을 지원하겠다는 건데요.
왜 아까 산타할아버지가 누구 선물을 줄지 가린다고 했는데, 요새 대통령이 관심이 많은 분야잖아요. 산타 대통령이 관심 많을 수 있는 분야를 들고 나온 건 나름 머리를 쓴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도 역시 그러면 나도 백억 원을 던지겠다, 이렇게 나섰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두산은 지금 갖고 있는 회사들이 대부분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일을 하는 곳들은 아니라서, 면세점은 의외란 평도 많은데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런 지적이 있죠. 대부분 중장비나 중공업, 이런 회사들을 주로 갖고 있는데 면세점은 좀 성격이 다르니까요. 그런데 이런 지적이 있어요. 무거운 회사들, 현금이 잘 안 도는 회사들만 하다보니까, 바로바로 현금이 흐르는 면세점에 눈독을 들이게 됐다는 평인데요. 박용만 회장이 그래서 백억 원을 내놓고 면세점을 옮기려고 하는 동대문 지역 살리기에 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어요. 그런데 돈을 더 내놓겠다는 회사도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얼마나요?
▶ SBS 김범주 기자:
신세계 같은 경우에 명동에 있는 백화점 본점, 굉장히 유서 깊은 건물인데, 거길 비우고 면세점으로 쓰겠다는 계획을 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저번에 면세점 새로 선정할 때도 그 안을 냈었는데 결국 한화하고 신라 면세점에 밀렸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이 면세점 주변 지역을 동시에 키우겠다, 명동 뒤에 남대문 시장이 있잖아요. 이 남대문 시장하고, 또 중소기업하고 투자를 하겠다는 건데, 얼마를 내걸었냐면 2천 7백 억 원을 내놓겠다는 거예요. 신세계 백화점 1년 반 치 영업이익하고 맞먹는 돈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꽤 많네요.
▶ SBS 김범주 기자:
많죠. 이 세 회사 발표가 다 그제 이뤄진 일이고요. 어제 마지막으로 SK가 발표를 했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이미 이렇게 나왔으니까 또 뭘 내놓을까 다들 관심이 많았는데요. 여긴 또 동대문 이예요. 그래서 또 동대문 시장을 살리겠다면서, 손님들 사은품으로 온누리 상품권이라고 시장에서 쓰는 상품권 2백억 원 어치를 주고요.
시장 상인들 자녀 교육하고 취업 지원 같은데 돈을 대겠다, 그리고 동대문 야경을 고치고 영업이익 중에 10%를 내놓겠다고 발표를 했어요. 사실 이렇게 대기업들이 서로 내가 더 착하다, 내가 더 사람들을 돕겠다고 나서는 게 흔하지 않은, 사실 처음 보는 수준의 일이라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게요. 전에 본 적 없는 일들이긴 하네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런데 뭐 회사들이 갑자기 착해지려고 착해졌다 보다는 그만큼 면세점이 돈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시는 게 맞지 싶어요.
사실 지금 롯데그룹에 가장 큰 돈줄 중에 하나가 면세점일 정도로, 서울에서 면세점 하나 얻으면 1년에 많게는 천억 원까지도 이득이 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요새 그런 사업이 어디 있어요. 안 그래도 다들 돈 벌 데가 없다고 난린데요. 그래서 다들 덤벼드는 거고, 각자가 착한 척을 하고, 척이 아니었으면 좋겠지만요,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근본을 보면, 면세점 사업이란 게 이렇게 엄청난 사업인데, 결국은 정부가 심사를 해서 나눠준다는 거죠. 그런데 심사 자체가 그렇게 투명하지가 않아서 이런 일도 하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투명하지가 않아요?
▶ SBS 김범주 기자:
왜 지난 번에 신라하고 한화가 새 면세사업자로 선정됐을 때 말이죠. 그때 일곱개 회사가 경쟁을 벌였었는데, 신라나 한화가 어떤 점에서 다른 다섯 개 회사를 눌렀는지를 공개하지 않았어요. 어마어마한 돈이 걸린 일인데, 심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잖아요.
거기다가 더 황당한 일은, 극비에 심사를 하겠다고 해놓고는, 심사 발표가 나기도 전에 한화 주식이 상한가를 쳤다는 거예요. 정보가 샌 거죠. 정부가 어디서 그런 건지 조사를 하겠다고 해놓고는 아직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질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걱정들, 의혹들이 다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재허가 심사를 들어가는 거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면세점을 그렇게 고르는지는 잘 몰랐네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렇죠. 많이들 모르시죠. 그래서 면세점도 심사가 아니라, 입찰을 붙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정부에 돈을 내고 사업을 하면은 결국은 다른 것보다 가장 많이 적은 데가 될 테니까 깔끔하게 논란 없이 정리가 될 거구요. 총수가 사재를 털든, 기업이 얼마를 사회에 환원하든, 이럴 필요 없이, 정부가 입찰 들어온 돈 가지고 하면 되잖아요. 그게 훨씬 양도 많을 거구요. 재벌들의 착한 일 경쟁을 보는 게, 그래서 어색하기도 하면서 그리 좋아보이지도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깐깐경제>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