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인기 기종의 경우 종종 핑크색 모델을 내놓습니다. 핑크색 스마트폰 광고에는 당연히 여성 모델이 등장하고 ‘여심 공략’이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그런데...!
최근 출시된 아이폰 6S의 광고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한 남성이 주머니에서 핑크색 아이폰을 꺼냅니다. 정식 명칭은 ‘아이폰 6S 로즈골드’.
이 제품에 대해 적잖은 이들이 댓글을 통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도 당연하게 핑크색은 여성 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살아왔지만... 사실 핑크가 여성의 색으로 굳어진 것은 그 역사가 길지 않습니다.
중세 회화를 보면 아기 예수는 핑크색 옷을 입고 있습니다. 19세기 회화 중에는 핑크 드레스를 입은 남아의 그림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18~19 세기에는 성별과 상관 없이 아이들에게 모두 흰색 드레스를 입히기도 했습니다. 두 사진 속 여자아이 같은 모습의 아이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어린 시절 모습입니다. 20세기 초 서양에서는 오히려 붉은 계통 색은 혈색을 상징한다고 해 남자아이에게 어울리고, 파란색은 차분한 느낌을 줘 여자아이에게 적합하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럼 언제부터 핑크색은 여성의 색이 된 걸까요? 1950년대 이후 핑크색은 점차 여성용품, 여아용 장난감, 여성복에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결국 핑크색은 여성과 어울리는 색이라는 사회적인 인식이 굳어졌습니다.
국내 스마트폰 광고에서는 핑크색 제품에 남성 모델을 내세운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아이폰의 틀을 깬 광고는 다양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저는 남자아이다운 것, 여자아이다운 것을 명확하게 나눠버린 고정관념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 게 원래부터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니까요." - 파올레티 교수 Smithsonian 기사 中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