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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자금 마련하려다' 보이스피싱 연루된 70대 농부

입력 : 2015.10.26 13:29


농사 대금이 필요했던 70대 농부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말에 속아 자신도 모르게 범행에 가담했다가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보이스피싱 행각을 벌여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로 보이스피싱 송금책 30살 김 모 씨와 58살 배 모 씨를 구속하고 인출책인 70살 김 모 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보이스피싱 중국 총책에게 속은 피해자 51살 김 모 씨 등 3명에게 받은 4천6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일흔살의 고령인 농부 김씨는 은행 직원을 사칭한 중국 총책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주겠다. 다만 입출금 실적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원도 산골에서 밭농사를 짓던 김씨는 비료나 농약 대금이 필요할 때 시내로 나가 대출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게 되면 가까이 있는 ATM기로 돈을 인출할 수 있게 돼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어 의심 없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자신의 통장으로 송금한 1천900만원 가운데 1천200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인출하고서 택배를 통해 조직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씨는 "택배 상자가 가벼우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에 상자 바닥에 신문지로 싼 돈을 넣고 수확한 깨나 순무를 쌓아 택배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루 인출 한도가 600만원이던 김씨는 이렇게 두 차례 돈을 보낼 때 수고비로 10만원씩을 받았습니다.

김씨의 범행은 송금책 김씨와 배씨가 14일 택배기사로부터 돈을 전달받을 때 경찰에 체포되면서 끝나게 됐습니다.

농부 김씨는 경찰에서 "나이도 많고 직업도 농부라 마이너스 통장 발급이 안 되는데 은행 직원이라고 전화가 오니 범죄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남은 700만원을 보내라며 수고비로 100만원을 준다는 말에 비로소 미심쩍은 생각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