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생활·문화

[취재파일플러스] 한 손 구두장이가 만드는 '특별한 신발'

안현모 기자

입력 : 2015.10.26 09:22

동영상

이번에는 서울 천호동에 있는 한 구두 장인을 보시죠. 쉴새 없이 오리고 붙이고, 또 두드리고 기계도 바쁘게 돌리고 있는데요, 모두 한 손으로 해내고 있습니다.

지하철 사고로 오른팔을 잃었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낙담하지 않고 올해로 벌써 20년째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신발을 만들고 있습니다. 영상 취재 기자 하륭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남궁정부 / 75세 : 나이 좀 먹은 여자 손님인데 신발을 신고 나서 첫마디가 "이젠 결혼해도 되겠네" 이렇게 말씀하실 적에는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이다' 하는 심정을 많이 느끼죠.]

올해로 75세인 남궁정부 씨는 장애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기에 장애인들을 위한 맞춤 수제화를 전문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소아마비 환자, 발목만 남은 화상 환자, 또는 류머티즘으로 발이 뒤틀린 분들이 손님들인데요, 저마다 사연을 가진 발들에 꼭 맞는 신발을 신겨주니 고객이 2만 5천 명이 넘습니다.

그중 운이 좋게도, 13년째 단골이라는 여성 분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는데요, 이 여성은 사고로 두 발을 잃은 뒤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영원히 저런 신발을 못 신겠구나, 생각했던 날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남궁정부 씨가 만들어 주는 신발 덕에 주변에 본인의 다리 상태를 밝히지 않고 당당히 휠체어 대신 목발을 짚고 걸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구두 장인이 이 여성 손님에게 직접 신발을 신겨주는 모습을 촬영하며 하 기자는 우리 인생이 전부 이렇게 서로 연결돼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합니다.

사실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나눠놓은 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겠죠. 정도의 차이일 뿐 누구나 신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조금씩 아프고 조금씩 불편한 점은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쪽 팔이 없는 사람의 손이 양쪽 발이 없는 사람에게 희망을 전하듯 모두가 하나로 맞닿아 있는 사실을 잊지 않고 살아갈 때 경계는 눈 녹듯이 사라질 겁니다.

▶ [영상토크] 한손 구두장이가 건네는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