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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다단계 설계자' 구속…사기 퍼즐 풀리나

입력 : 2015.10.24 10:26|수정 : 2015.10.24 11:53


대구지방경찰청은 오늘(24일) 조희팔 일당의 4조 원대 금융 다단계 사기 사건을 설계한 혐의(사기 등) 등으로 수배 7년 만에 붙잡힌 배상혁(44)씨를 구속했습니다.

대구지법 김종수 부장판사는 배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7년간 도피 생활을 하고 압수수색 직전에 증거를 은닉한 점 등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다"며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배 씨는 조 씨 일당이 2004∼2008년 전국을 무대로 4조 원대 금융 다단계 유사수신 사기 행각을 벌이던 시점에 초대 전산실장을 담당한 핵심 인물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배 씨는 조희팔 일당과 공모해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가장한 금융 다단계 사기를 벌여 2조5천여억 원 상당을 가로챘습니다.

피해자만 공식적으로 2만4천599명에 이릅니다.

경찰은 배 씨가 2008년 10월 31일 대구지방경찰청의 다단계업체 본사 서버 압수수색을 앞두고 전산 기록을 삭제하는 데 깊이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경찰의 조희팔 사건 수사가 본격화된 2008년 말 지명수배가 내려진 뒤 7년이 지날 때까지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았고 생사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사건 재수사가 본격화하면서 19일 인터폴에 배 씨의 적색 수배 요청을 했고, 사흘 뒤인 지난 22일 오후 4시 50분 경북 구미시 공단동 한 아파트에서 배 씨를 검거했습니다.

배 씨는 검거 당시 휴대전화나 신용카드 등은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조사 결과, 배 씨는 지난 7년간 가족과 꾸준히 접촉하면서 서울, 경주, 경산, 대전 등 전국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생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생활비가 떨어지면 서울에 사는 아내를 수시로 찾아가 돈을 받아 써 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배 씨의 아내는 최근 중국에서 검거된 조희팔 조직의 2인자 강태용(54)의 여동생입니다.

배 씨는 그러나 장기 수배자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전국을 활보하고 다녔습니다.

이 과정에 검문검색 등 특별한 제지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미의 낡은 임대 아파트에 혼자 살면서 주로 공중전화를 이용했다는 점을 빼고는 고급 차량에 낚시, 캠핑 장비를 싣고 다니는 등 유유자적 지내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기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었을 뿐 아니라 수배 당시와 그다지 얼굴이 변한 게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수사 당국이 배 씨 등 조희팔 사건 수배자들을 검거할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은 앞으로 배 씨를 상대로 조씨 사건의 돈 흐름과 사용처, 은닉재산, 조희팔 또는 강태용과 접촉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배 씨는 사건 발생 이후 지금까지 조희팔이나 그 일당과 접촉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 "배 씨를 구속한 만큼 피해 규모와 은닉자금 행방 등을 철저히 파헤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