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기금운용본부장의 사퇴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 이사장과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이 동반사퇴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의 복수 관계자 발언을 종합해 보면 최 이사장은 적어도 자신이 결정한 홍 본부장에 대한 비연임 방침이 관철되기 전까지는 사퇴를 하지 않을 것으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장은 전날 밤 정진엽 복지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책임을 지겠다. 조만간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이사장은 이날 "사퇴는 내가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며 "어제 (장관과) 만났을 때 복지부에 내가 생각하는 안을 제안했는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이 말한 '제안'은 기금운용본부장의 비연임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임기 내 사퇴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로 해석될 수도 있다.
최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일일이 이사장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지난 19일 공단 이사회에서도 "당국이 그걸(비연임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느냐는 건 내 머리로서는 절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다"고 말해 비연임 결정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홍 본부장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홍 본부장은 이미 최 이사장으로부터 '비연임'을 통보받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복지부가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고 브레이크를 걸어 놓은 상황이다.
홍 본부장은 이날 최근 사태에 대한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답을 못해)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홍 본부장은 자신의 연임여부를 둘러싼 최 이사장과 복지부 사이의 갈등이 불거진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최 이사장이 자신의 거취를 홍 본부장의 비연임 여부와 연계하면서 이에 대한 복지부의 판단이 어떤 방향일지 주목된다.
복지부는 홍 본부장을 연임시키지 않는 쪽으로 무게를 두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방침을 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나중에(최 이사장의 입장 표명 이후) 논의할 일로 지금 이야기하기엔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최 이사장은 지난 12일 복지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홍 본부장에게 '연임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기금운용본부장은 국민연금공단의 2인자이지만, 500조원 규모의 국민연금 기금을 운용한다. 홍 본부장의 임기는 다음달 3일까지지만 비연임이 결정돼도 차기 본부장이 임명될 때까지 직을 유지하게 된다.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은 그동안 정부의 국민연금 기금 지배구조 개편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해 의견 차이를 보여왔으며 중요 사안의 보고 체계와 관련해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홍 본부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대한 내부 투자위원회 개최 사흘 전인 지난 7월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는데, 최 이사장은 이 사실을 사전에 보고받지 않아 10월 5일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처음 알게되기도 했다.
최 이사장은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굉장히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로부터 1주일 뒤 홍 본부장에게 비연임 통보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