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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행 중동 난민 급증…"국경 폐쇄 속 겨울 다가와"

입력 : 2015.10.21 03:41


유럽 부국으로 가려는 중동 난민과 이민자들이 최근 기상 악화에도 오히려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유럽 각국이 잇따라 이민자 유입 차단에 박차를 가하고 겨울이 다가오자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고 난민들이 몰려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일(현지시간) 에게해의 그리스 섬들에 전날 난민과 이민자 8천여명이 도착했다며 올해 들어 그리스 섬으로 들어 온 난민은 모두 50만 2천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중해 북동부의 에게해를 건넌 난민 규모는 전체 지중해를 통해 유럽에 도착한 난민 64만3천명의 78%를 차지한다.

UNHCR는 그리스에 도착한 난민이 급증하면서 등록 절차에 압박이 심해지고 있으며, 난민과 이민자 상당수는 각국의 국경이 폐쇄되기 전에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UNHCR는 이날 오전 기준으로 그리스 섬들에는 난민 2만 7천500여 명이 등록 절차와 그리스 본토로 이송되기를 기다리고 있어 혼란 상태를 통제하려면 경찰을 추가로 배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에게해의 그리스 섬들은 터키 서부해안에서 매우 가까워 유럽행 난민의 주요 경로로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 기상 악화에 따라 난민선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그리스 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9일 동안 난민선 사고 5건이 발생해 19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으며 사망자 가운데 상당수는 유아와 어린이다.

UNHCR는 올해 들어 터키에서 그리스 섬들로 밀입국을 시도하다 에게해상에서 숨진 난민은 최소 123명에 이르며 겨울과 국경 추가 폐쇄에 대한 우려로 난민들이 서두르고 있어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UNHCR는 밀입국 브로커들이 날씨가 나쁠 때는 난민선으로 밀입국하는 비용을 깎아 주고 난민들을 더 많이 태운다는 난민들의 증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터키에서 그리스 섬들로 가는 난민이 지난 주말 갑자기 늘어난 것은 터키 정부가 지난 18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방문을 앞두고 고의로 방치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는 이날 익명을 요구한 그리스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메르켈 총리의 방문에 맞춰 터키가 유럽의 난민 문제를 악화할 수 있다는 힘을 보여주기 위한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 고위 관계자는 "메르켈 총리의 방문에 맞춰 터키 정부는 난민과 이민자 3만명 이상을 유럽으로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며 "이는 '내가 어떤 문제를 만들 수 있는지 보라'는 메시지를 유럽에 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와 각각 만나 터키에 있는 중동 난민이 유럽으로 밀입국하지 않도록 협력하기로 하면서 터키에 자금 지원과 터키인의 유럽연합(EU)국 비자 면제, 터키의 EU 가입 협상 재개 등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6일~18일 동안 그리스 섬들에 도착한 난민은 2만 8천850명이며, 해안경비대 등에 구조된 난민은 2천561명으로 하루 평균 1만 명이 넘었다.

지난달에는 하루에 5천여명이 입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