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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中 밀월에 동맹국 '심기불편'…"투자유치 위한 아첨" 비판

입력 : 2015.10.19 17:35


영국이 중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문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면서 영국의 전통적인 우방들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시진핑 주석에 대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극진한 영접계획에 대해 '투자유치를 위해 아첨하는(kowtow) 영국에 대한 비난 고조'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영국과 중국의 이 같은 밀월관계에 외교가가 불편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번 영국 방문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일가와의 만찬, 의회 연설, 캐머런 총리와의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하고 영국 북부 맨체스터를 찾아 사회간접자본 시설 등도 둘러볼 예정입니다.

영국은 시 주석의 이번 방문 기간에 인권문제 등 중국의 아픈 곳은 언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양국 관계가 앞으로 10년 간 '황금시대'를 맞을 것"이라면서 경제 협력을 넘어 국제무대에서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의 친중국 정책을 이끄는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도 지난달 중국 방문을 통해 "영국은 중국의 인권문제에 관한 비판을 자제하고, (자국의 선전에만 몰두해 상대방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메가폰 외교'를 지양할 것"이라며 "영국은 중국의 대 아시아 정책을 지지하는 가장 큰 서방국가"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영국은 중국이 영국의 무너져내려 가는 사회기반시설 재건과 맨체스터를 중심으로 한 영국 북부의 재개발을 위한 투자에 크게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은 시 주석의 이번 방문기간에 영국 남서부 서머셋의 힌클리 포인트 C의 원전 2기 건설에 대한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원전건설 프로젝트는 245억 파운드(약 44조 원) 규모입니다.

중국은 맨체스터의 고속철도 건설에도 참여할 의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영국은 미국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서방국으로는 첫 창립회원국이 됐습니다.

중국과 우호관계만을 강조하는 영국의 이런 태도는 중국의 '굴기'를 견제하려는 미국과는 달리 명분보다는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면서 외교가와 전통적 우방국 사이에서 우려와 비난을 낳고 있습니다.

시 주석에 대한 환대와 영국의 최근 태도 변화를 두고 영국의 우방국들은 좋게는 '기괴'하고, 나쁘게는 '위험'한 것으로 여긴다고 FT는 지적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한 전직 고위관계자는 "아첨의 대표적 사례"라면서 "영국 정부 전체가 엄청나게 애쓰고 있는데, 앞으로 분명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정책당국의 한 자문위원도 "지금 중국이 전세계에서 진정으로 영향력이 있는 단 한 곳을 꼽으라면 바로 영국"이라며 "영국은 중국의 투자를 간절히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서방 정보당국자 역시 "영국 정부의 현재 대 중국 정책에 대한 가장 너그러운 평가는 단기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중상주의적 정책이라는 것"이라며 "원칙 없이 자기 잇속만 노리는 정책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012년 영국이 '티베트의 문화적, 종교적 자유'를 용인한다며 달라이 라마의 런던 방문을 허용해 양국 관계가 냉랭해졌던 점을 생각하면 최근 영국의 태도 변화는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영국도 상당한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사이버공격에 미국이 비난을 퍼붓지만, 영국은 거의 침묵하고 있다고 WSJ는 꼬집었습니다.

노팅엄 대학교의 중국 전문가 스티브 창은 "영국이 중국에 대해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한다고 해서 중국 정부가 더 많은 걸 요구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바보일 것"이라며 "중국은 유능하고, 강경하면서도 민첩한 플레이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과 프랑스, 독일에 미치지 못하는 6번째 영국의 수출대상국이고, 중국에 영국은 67번째 교역국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영국의 대중국 외교 정책 전환은 너무 이르다는 점에서 동맹국들이 당혹해한다고 FT는 지적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