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러 사회 저명인사와 연예인이 도박 혐의로 기소돼 형사처벌을 받고 명예에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그런데도 유명인들의 도박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100억 원대 외국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선수들도 상습 도박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의혹을 받는 이들은 도박이 아니라 한두 차례 오락으로 카지노에 들렀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법원이 도박과 오락을 구분해 처벌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의 판시나 양형기준에 판돈이 얼마 이상이면 도박이라거나 게임을 몇 번 이상 하면 상습도박으로 처벌한다는 명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대법원은 다만, 시간과 장소, 도박자의 사회적 지위와 재산 정도,도박 경위, 이익금의 용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1990년 대법원은 동네 사람들과 수백만 원의 판돈을 걸고 두 차례 '도리짓고땡'을 해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도박의 상습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하급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행위의 도박성은 인정되지만, 피고인에게 도박 전과가 없고 연말과 연초에 잘 아는 사람들과 어울려 2차례에 걸쳐 했을 뿐이므로 상습적으로 도박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반면, 1997년 1회 판돈 200만 원씩을 걸고 '도리짓고땡'을 10여 차례 벌인 주부 7명에게 법원은 징역 1∼2년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했습니다.
수원지법은 올해 9월 한판에 3천 원씩 걸고 카드도박(훌라)을 한 혐의로 기소된 동네 주민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판돈이 적지 않지만, 당시 참가자들이 벌거나 잃은 금액은 몇만 원 정도여서 일시적인 오락에 불과하다고 봤습니다.
울산지법은 올해 6월 울산의 한 식당에서 판돈 41만 원 상당의 도박(훌라)을 한 혐의로 기소된 대기업 노조위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압수된 판돈이 41만 원 상당으로 수입과 재산에 비춰 적고 도박죄 전과도 없어 일시 오락에 불과해 보인다는 판단입니다.
외국 카지노 게임은 여행 중 한두 차례 들러 즐긴 경우 처벌받은 사례가 없습니다.
도박 혐의로 기소된 이들은 대체로 카지노를 목적으로 수차례 필리핀이나 마카오 등을 드나들고 여기서 쓴 돈이 억대에 이른 경우입니다.
방송인 신정환씨는 2011년 필리핀의 한 카지노에서 2억여 원으로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는 2003년과 2005년에도 상습도박죄로 기소돼 각각 500만 원과 7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어 형량이 더 높아졌습니다.
방송인 주병진 씨는 2001년 필리핀과 사이판 호텔 카지노에서 8차례에 걸쳐 미화 125만 달러(당시 15억여 원)를 판돈으로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구속돼 벌금 1천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2003년부터 최근까지 회사에서 빼돌린 자금과 개인 돈을 합해 81억 원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바카라 도박에 쓴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