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6일(현지시간) 지난 주말 치러진 대선 결과를 무효화해 달라는 야권 후보의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중앙선관위는 이날 지난 11일 치러진 대선에서 유일한 야권 후보로 출마한 타티야나 코로트케비치가 대선 결과를 무효화해달라며 14일 제출한 이의 신청서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코로트케비치의 대변인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선거 운동이 대규모적이고 조직적인 법률 위반 속에 이뤄졌으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았다"며 선거 무효화를 주장했다.
대변인은 "선거 운동 기간 중 행정력이 동원되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했으며 개표 과정에서도 대규모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는 이날 "타티야나 후보의 이의 신청서는 구체성을 결여하고 있으며 그녀의 지적 사항은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그러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83.5%의 득표율로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최종 공식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2위를 차지한 야권 후보 코로트케비치는 4.44%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이로써 루카셴코(61) 대통령의 5기 집권이 확정됐다.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임기 5년을 더 보장받음으로써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1994년부터 2020년까지 모두 26년간을 통치하게 돼 유럽에서는 보기 드문 장기 집권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취임식 일자는 대통령과 대통령 행정실이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 헌법에 따르면 취임식은 대선일로부터 두 달(12월 11일) 이 내에 거행돼야 한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인구 약 1천만의 벨라루스를 통치하면서 자유 언론과 야당을 탄압하고 약 80%의 산업을 국가 통제하에 두는 등 옛 소련 스타일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계속해 왔다.
이 때문에 서방으로부터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란 별명을 얻었다.
루카셴코는 그러나 5선을 노리는 대선 투표를 2개월 앞둔 지난 8월 반제체 지도자 6명을 석방하는 등 유화 조치를 취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자 정상회담을 수도 민스크에서 개최해 '민스크 평화협정'을 이끌어 내는 외교적 성과도 올렸다.
일부 야권이 이의를 제기하곤 있지만 현지에선 이번 대선이 큰 법률 위반 없이 비교적 무난히 치러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수도 민스크에선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야권의 저항 움직임이 전혀 목격되지 않고 있으며 차분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
루카셴코의 4기 집권을 가능케 한 지난 2010년 대선 직후에는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권이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야당 대선 후보를 포함한 600여 명의 야권 지지자들이 대거 체포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