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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동업?" 시리아정권-IS, 수상한 천연가스 거래

입력 : 2015.10.16 17:21


공대를 졸업한 25살의 시리아 청년 아흐메드는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전쟁통의 시리아에서 국영 천연가스업체에 취직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좀 숨통이 트이려나보나' 기뻐하던 것도 잠시, 현장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상사는 다름 아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이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아흐메드가 일하던 투웨이난 가스 플랜트를 비롯해 시리아의 몇몇 천연가스 플랜트가 사실상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IS의 '합자회사'라고 보도했다.

시리아는 전력 수요의 90%를 천연가스로 충당하는데 IS가 시리아 최대 천연가스 플랜트를 비롯한 발전소 8곳 이상을 손에 넣으면서 전기 수급에 큰 차질이 생겼다.

대신 정권에는 발전소 운영 노하우가 있는 국영기업들이 있었고 결국 정권과 IS가 손을 잡고 발전소를 운영하는 형태가 된 것이다.

돈보다는 서비스 거래인 셈이다.

그동안 서방은 아사드 정권이 IS와 은밀히 석유를 거래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는데 FT는 이번 탐사보도를 통해 천연가스를 둘러싼 양측의 '협업'이 훨씬 굳건하다고 보도했다.

협업을 한다고 해서 적대적인 관계가 바뀌는 것은 또 아니었다.

양측은 끊임없이 상대편의 직원이나 인프라를 공격했다.

아사드 정권은 이런 잦은 충돌을 증거로 내세우며 양측 간에 거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리아 석유천연가스부는 성명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테러 그룹과의 협력은 없다"면서도 다만 국영기업의 일부 직원들이 설비 안전 등을 위해 IS 밑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인정했다.

시리아의 한 에너지기업 대표는 양측의 이러한 관계를 두고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마치 1920년대 미국 시카고의 마피아 거래처럼 협상을 위해 서로 죽이고 싸우지만 거래관계는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애꿎은 직원들의 피해만 늘어난다.

아흐메드처럼 IS 밑으로 보내지는 국영기업 직원들 대부분은 아사드 대통령이 속한 시아파가 아닌 다수의 수니파 출신들이다.

IS는 작업장에 '에미르'(통치자)를 두고 엄격한 규칙을 정한 뒤 이를 어기면 태형 등에 처한다.

IS와 정부의 연락관 역할을 하던 한 직원은 정권을 위해 가스를 빼돌렸다는 혐의를 뒤집어쓴 후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처형되기도 했다.

정권의 인질로 내몰린 많은 직원들이 IS의 잔학행위를 피해 달아나면서 투웨이난 발전소의 경우 직원이 1천500명에서 300명으로 줄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사드 정권은 인프라를 유지하고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IS와의 이 같은 '동업'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있다.

시리아 에너지업계 관계자들은 "정권은 이것이 필수적인 공모라고 말한다"며 "IS와의 거래를 효율적으로 조직하는 것이 석유부의 우선 업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