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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주봉 할아버지 "조카들 얼굴이라도 한번 봤으면…"

입력 : 2015.10.16 15:55


"형님 조카들이 나를 그렇게 잘 따랐는데 알아볼 수 있으려나…" 제20차 이산가족 상봉 최종 대상자인 노주봉(85·경남 김해) 할아버지는 큰 형님과 둘째 형님의 조카들을 보게 됐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삼형제 중 막내인 노 할아버지는 북한에서 김책공대를 졸업하고 철강업체에서 일하던 엘리트였습니다.

동료들과 애국운동단체인 대한청년단을 조직해 훈련부장을 맡았고 1·4후퇴 이전에 군 수송선을 타고 월남했습니다.

북한군의 징집을 피하려고 동굴에서 숨어지내다 바로 군 수송선을 타서 어머니, 두 형님, 조카들 얼굴도 못 보고 내려와야 했습니다.

부친은 노 할아버지가 어릴 적에 돌아가셨습니다.

지난 65년 세월 동안 어머니와 두 형님도 세상을 뜨셨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제는 중년을 훌쩍 넘겼을 두 조카를 만나더라도 어느 형님의 자식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다만, 형님들의 혈육이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노 할아버지의 막내아들 호문(54)씨는 "10여 년 전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해 드디어 소원을 이루시게 됐다"고 기뻐했습니다.

노 할아버지는 청각장애 4급으로 제대로 된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라 이번 상봉길에는 세 아들 중 호문 씨 내외가 동행합니다.

노 씨 부자는 요즘 북의 친지들에게 선물할 의약품과 생필품 등을 챙기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호문 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돼 통일이 되면 가족끼리 얼굴을 몰라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 할아버지는 남한에서는 국군 병사로 입대, 장교 시험에 합격해 포병장교로 임관했고 1977년 중령으로 예편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