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동생을 찾아준 것이 너무 고맙네요." 대구 달서구 성당동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윤희표(79)씨는 오는 20일 북에 살고 있는 둘째 누나 윤금순(83)씨를 다시 만난다는 생각에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윤 할아버지는 강원도 고성군 거진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 당시만해도 북한 땅이던 곳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누나 2명, 형, 동생 2명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6남매는 자치기 등을 하며 어린시절을 함께 보냈고 부모님은 그런 자식들을 따뜻하게 돌봤다고 합니다.
하지만 6·25전쟁은 가족의 단란함을 송두리째 빼앗아갔습니다.
전쟁이 나자 어머니, 동생 2명과 함께 남쪽으로 피란길에 나섰지만 어머니는 장티푸스 전염병을 앓다 숨졌다.
막내 동생도 질환으로 숨졌습니다.
전쟁 전 시집, 취업 등으로 북으로 간 누나 2명과 형은 이미 연락이 끊긴 상태였습니다.
당시 15살에 불과하던 윤 씨는 남은 동생 1명과 강릉고아원에서 생활하며 고등학교를 마쳤습니다.
그뒤 충남에 있는 한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1968년 4월 결혼해 가정을 이룬 그는 1982년 대구에 정착하며 지금까지 철물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생은 인천에서 가정을 꾸려 생활 중입니다.
이번 상봉은 북측에 살고 있는 둘째 누나가 신청해 이뤄졌습니다.
윤 할아버지는 다시 만나는 누나에게 선물하기 위해 이불, 화장품, 수저 세트 등을 준비했습니다.
윤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누나가 살아있는 줄 몰랐다"며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고 했습니다.
또 "우리보다 더 추운 곳에 사는 누나가 따뜻하게 생활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여러가지 선물을 준비했다"며 "다른 이산가족들도 헤어진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