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제주대 병원 미흡한 대처 화 키웠나…'실명' 원인조사도 대충

입력 : 2015.10.07 16:21


눈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잇따라 실명(失明)한 사고에 대해 이들을 치료한 제주대학교 병원 측의 미흡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눈 시술에 사용한 의료용 가스(C3F8)를 교체하자마자 치료를 받은 환자 중 3명이 연이어 실명했음에도 문제의 가스를 1개월이나 계속 환자들에게 사용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대 병원은 피해자들의 망막박리 시술 등에 사용한 의료용 가스를 2011년 4월 처음 구입한 뒤 올해 1월 20일께 새것으로 교체했다.

해당 가스는 독성 보고가 없어 수십년 동안 여러 병원에서 안구 내 주입 용도로 사용됐으며 문제의 가스로 교체하기 전까지 아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가스를 교체한 다음 날인 1월 21일께 망막이 찢어지는 망막박리 증상으로 왼쪽 눈에 대한 치료 시술을 받은 지모(60·여)씨는 시술 후 이상 증세가 나타나 보름 뒤 다시 시술을 받았지만 시력을 잃고 말았다.

지씨가 재시술 받을 무렵인 2월 3일 또 다른 피해자인 이씨 역시 망막박리 증상으로 오른쪽 눈에 의료용 가스를 주입하는 치료 시술을 같은 담당의 A씨로부터 받았다가 재시술 끝에 실명했다.

경찰관인 장모씨는 다른 담당의 B씨로부터 2월 11일 직무수행상 왼쪽(1.0)과 오른쪽 눈(0.7)의 시력 편차를 줄이기 위해 시력 교정 시술을 받았다가 실명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망막혈관 폐쇄증으로 망막이 괴사해 시력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정작 병원 측은 첫 실명 환자가 나온 뒤 연이어 같은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가스를 계속 사용했다.

그러다 교체한 지 한 달이 지난 2월 21일에야 해당 가스 사용을 중단했다.

이 기간 문제의 가스로 시술을 받은 환자는 모두 5명으로 알려졌으나 피해자 3명 외에 또 다른 실명자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병원 측은 애초 실명 환자는 2명이라고 설명했지만 최근 이어진 뉴스 보도로 또 다른 피해자가 1명 추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병원 측이 적극적인 사고원인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피해자들은 의료용 가스가 문제일 수 있다는 병원 측의 설명을 듣고 가스 성분 분석 등 사고 원인을 조사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병원 측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 등 보건당국에 가스 성분 분석을 의뢰했지만 7개월이 넘은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해당 기관이 소관부처가 아니라는 답변으로 일관해 의료용 가스의 성분 분석 결과를 얻지 못했고, 소비자보호원을 통한 성분 분석 의뢰도 피해자가 직접 접수해야만 사건진행이 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생명을 다루는 병원, 더구나 국립대 병원이라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 또 다른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함에도 적극적인 사고원인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소비자보호원에 피해자가 직접 접수해야 한다는 설명은 최근 보도를 통해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직접 소비자보호원에 접수할 수도 있었는데 관련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병원 측은 피해자들의 보상절차나 경찰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음에도 6월 5일자 안과 진료비 4천920원을 내라는 청구서를 최근 한 피해자에게 보내 쓴웃음을 자아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