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반도에 단풍이 시작되는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허창회 교수는 1989년부터 작년까지 단풍 관측기록을 축적한 춘천, 서울, 대전, 광주, 구미 등 8개 관측소의 단풍 시작일 자료와 기온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 분석 결과 단풍시작 시기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이어지는 시기의 기온은 1989년부터 15년간 1.1도가 높아졌는데, 같은 기간 단풍이 물드는 시기는 단풍나무의 경우 평균 4.5일, 은행나무는 6.5일 늦춰졌습니다.
연구팀이 이 같은 자료를 토대로 미국의 단풍 시기 예측 모델인 'TP모델'을 한국 현실에 맞게 조정해 미래 단풍 시기를 예측한 결과 2050년대쯤 되면 전국 평균적으로 단풍을 11월이 다 돼서야 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풍이 드는 시기가 늦어질 뿐만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단풍과 은행이 물드는 시간 격차도 점차 벌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89년부터 작년까지의 평균 단풍 시작일은 은행이 10월 21일, 단풍이 10월 22일이었는데, 2016∼2035년에는 은행은 10월 26일, 단풍은 10월 28일에 시작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더 시간이 지난 2046∼2065년 기간에는 평균적으로 은행은 10월 28일, 단풍은 10월 31일에 물들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은행은 가을 중순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단풍은 이보다 이른 늦여름부터 초가을 사이의 영향을 받아 지구 온난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는 온실가스가 저감 없이 현재 추세로 계속 배출되는 경우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전제로 했습니다.
또 지형적 특성, 강수 등 다른 환경은 배제하고 기온이 미치는 영향만을 살폈습니다.
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온 변화로 생태계가 변화하는 구체적인 양태가 드러났고 그 변화는 같은 단풍끼리도 차이가 날 정도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에서는 관련 연구가 비교적 많이 진행됐지만 국내에서 단풍 시기와 관련한 연구는 거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