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오늘(2일) 재판에 처음으로 출석해 거듭 결백함을 밝혔습니다.
이 전 총리는 이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5월 15일 이후 140일 만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이 전 총리는 모두발언을 자청해 "모든 것을 떠나서 고인(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명복을 빈다"고 운을 뗀 뒤 "오늘은 개인 이완구로서, 명예와 자존심에 상처받은 40년 공직자로서 심경의 일단을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준비해온 글을 읽었습니다.
이 전 총리는 "찬찬히 돌이켜보면, 3월 총리 담화 등에서 해외 자원개발 투자 등에 투입된 금액이 국가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는데, 때마침 검찰의 자원개발 수사와 맞물렸다"며 "고인이 구명운동 중 저의 원칙적인 답변에 섭섭함을 가졌으리라 짐작해봤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고인이 마지막에 남긴 '총리가 사정을 주도했다'는 말은 이것을 뒷받침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전 총리는 검찰 수사 초기 금품 전달 방법으로 알려졌던 '비타500' 상자에 관해 "(성 전 회장의) 비서진이 인터뷰 등으로 국민이 이를 사실로 믿게 만들고 패러디까지 등장했으나, '비타500'은 애당초 등장하지도 않았던 것"이라며 "수사기록 어디에도 문제의 비타500은 나오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또 "많은 사람이 오가는 선거사무실 문을 두드리고 금품을 전달했다는 걸 상식적으로, 경험칙상으로 어느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나. 검찰은 진실을 밝히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엄중함이 있어야 한다. 이 세상에서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검찰의 기소를 비판했습니다.
그는 법정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과 만나 칩거 기간 무슨 생각을 했는지 질문을 받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고 답했습니다.
사건 당일 성 전 회장을 만났는지를 묻는 말에는 "법정에서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4일 오후 5시쯤 충남 부여군 선거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상자에 포장된 현금 3천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로 올해 7월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SBS 뉴미디어부/사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