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중남미 자메이카의 노예 배상 논의 요구를 거부했다.
대신 캐머런 총리는 자메이카 사회간접자본 투자 목적으로 5천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캐머런 총리는 1일(현지시간) 자메이카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자메이카 정부의 노예 배상 요구와 관련 "이번 방문은 양국 미래 관계, 교역 및 투자 강화에 관한 것"이라며 배상 논의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포르티아 심슨 밀러 자메이카 총리는 이날 캐머런 총리와 면담에서 "이 문제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지만, 자메이카는 이 사안에 영국을 참여시키려는 카리브 공동체(CARICOM) 주도의 절차에 개입돼 있다"면서 노예 배상 논의를 요구했다.
이에 캐머런 총리는 "적절한 접근이 아니다"면서 노예 배상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BBC에 따르면 16세기부터 1807년까지 200년 넘게 영국이 아프리카 노예무역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 출항 자료에 따르면 약 1천250만 명이 아프리카에서 미주와 카리브 지역으로 팔려가 농장 등에서 노동을 착취당했다.
1833년 영국 정부는 노예를 해방하면서 노예들을 소유한 영국인 4만 6천 명에게 170억 파운드의 보상을 해줬다.
이들 중 캐머런 총리의 선조인 제임스 더프 경도 포함됐으며 그는 요즘 돈으로 300만 파운드의 보상을 받았다고 BBC는 소개했다.
앞서 CARICOM 배상위원회의 힐러리 베클스 위원장은 일간 '자메이카 옵서버'에 낸 기고에서 "당신(캐머런)은 우리 조상을 노예로 만든 당신 선조의 죄악으로부터 특권을 얻고 부를 축적한 자메이카 땅의 손자"라고 지칭하고 당신 몫의 책임을 인정하고 명예회복과 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 프로그램에 참여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우리는 거저 주는 시혜나 부적절한 굴복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BBC는 "자메이카에서 배상 요구는 실질적인 이슈"라면서 "캐머런 총리의 방문을 모두가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캐머런 총리는 노예 배상 논의는 거부한 대신 도로와 교각 등의 건설을 위해 3억 파운드(약 5천4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영국 교도소에 있는 자메이카인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현지에 2천500만 파운드를 들여 교도소를 짓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한편 젊은 시절 자메이카에서 2년간 지낸 바 있는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는 자신이 총리가 되면 노예무역에 사과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