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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안심번호가 도대체 왜?

입력 : 2015.09.30 19:10




즐거운 인터넷 쇼핑 후 배송을 신청할 때나 보던 단어 '안심번호' 그런데 추석 연휴 때부터 이 '안심번호'가 정치권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28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때문입니다.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선거 때 정당은 각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세웁니다.

선거구마다 같은 정당 안에서도 후보로 나서려는 사람은 여러 명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정당은 일정한 규칙을 정해서 선거구에서 정당을 대표해 후보자로 나설 사람을 결정합니다.

이 과정을 공천이라고 합니다.

선거가 다가오면 공천을 어떻게 하느냐, 즉 공천 규칙을 놓고 그래서 한바탕 싸움이 벌어집니다.

공천을 어떤 규칙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서 당내 특정 세력이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는 지난해 대표 취임 직후부터 2016년 총선 후보는 오픈프라이머리, 즉 완전국민경선제로 뽑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선거에 나설 후보를 정당 내부에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의 투표 결과에 따라 선정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다른 정당 지지자들이 몰려와 일부러 약한 후보가 나오도록 조작할 수 있다는 역선택의 문제, 그리고 일반 유권자가 정당 후보를 선택하도록 전국적 규모의 오픈프라이머리를 이번 총선부터 실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추석 연휴 중이던 9월 28일 여당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야당인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여야 모두 이번 총선 후보를 정할 때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를  실시하자고 합의한 겁니다.

안심번호란 휴대전화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임의의 가상 전화번호입니다.

인터넷에서 물건 살 때 다들 한 번씩 선택해본 그 번호이죠.

이 번호로 선거구별로 일정 규모의 선거인단을 모집해 그 사람들의 전화 투표 결과로 정당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것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입니다.

대규모 일반 유권자 투표와 비교하면 물리적 어려움도 적고, 안심번호를 근거로 무작위로 선거인단을 모집하기 때문에 상대 정당 지지자들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참여해 결과를 왜곡하는 것도 피할 수 있다고 김무성 대표 측과 문재인 대표 측은 설명합니다.

그러나 여당 내에서 청와대와 가까운 이른바 '친박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상대 정당 지지자들이 선거인단에 끼어드는 역선택 문제를 완전히 차단할 수 없고, 또 전화 여론조사 응답률이 낮은 상황에서 결국 조직력이 우세한 사람만 유리한 규칙 아니냐 주장 등이 나옵니다.

또 이런 중요한 합의를 당내 여론 수렴 없이 대표 혼자 정한 것이 문제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청와대 역시 오늘 같은 우려를 공식적으로 표명했습니다.

공천 규칙을 둘러싼 집권 여당 내부 갈등을 권력 투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자신이 공약한 오픈프라이머리를 관철해 당 대표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김무성 대표와 다음 총선에서 대구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정치 세력을 단단히 구축하겠다는 친박계 의원들의 생각이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 싸움의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러나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 후보를 뽑는 방식을 놓고 벌이는 이 격렬한 싸움이 정말 국민 때문인지, 아니면 정치인들의 이해관계 때문인지, 궁금해지긴 합니다.

기획/구성: 임찬종, 김민영 그래픽: 정순천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