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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에게 돈 떼인 정몽규 회장, 양도세 부담 벗어

정하석 논설위원

입력 : 2015.09.29 13:13


직원에게 속아 주식매각대금을 떼였던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법원 판결로 양도소득세 납부 부담은 벗게 됐습니다.

대법원은 정 회장이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7억 9천여만 원을 취소해달라며 남양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일부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정 회장은 지난 1999년 당시 현대산업개발 재정팀장 서 모 씨에게 자신이 소유한 신세기 통신 주식 약 52만 주를 팔라고 지시하면서 매도가격이나 시점 등에 대한 권한은 모두 서씨에게 위임했습니다.

서씨는 그해 12월 52만 주를 173억 원에 매도하면서 140억 5천만 원에 판 것처럼 속이고 세금도 이를 기준으로 신고했습니다.

남양주세무서는 그러나 실제 거래대금이 173억 원임을 적발하고 정 회장에게 차액인 32억 5천만 원에 대한 양도소득세 7억 7천만 원과 증권거래세 천780만 원을 내라고 통보했습니다.

정 회장은 서씨가 횡령한 32억 5천만 원에 대한 세금을 자신에게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원고 승소로 판결했지만 2심은 정 회장이 서씨에게 속았다고 해도 이는 둘 사이의 문제일 뿐 세금은 실제 거래액을 기준으로 내야 한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대법원은 그러나 대리인이 위임자를 속여 횡령한 돈을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면 이에 대한 양도소득세 7억 7천만 원은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정 회장이 실제 양도대금이 173억 원이라는 사실을 2006년 검찰 수사가 개시될 때까지 몰랐을 개연성이 있고, 서씨는 2002년 퇴사한 뒤 미국으로 이주했다며,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정 회장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증권거래세는 이익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소유권이 이전되면 부과되는 유통세인 만큼 정 회장이 실제 양도가액을 몰랐더라도 이 금액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