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표기업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눈속임' 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대중의 지지가 높아 보였던 난민 정책도 역풍을 부르며 그의 지지율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어서다.
주간지 슈피겔이 보여주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단적인 예다.
여론조사기관 TNS의 조사 결과 연방정부 주요 인사 가운데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은 지난 7월보다 5%포인트 내려간 63%를 기록했다.
1, 2위를 지켜온 랭킹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교장관(67%·1위),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65%·2위),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64%·3위)에 이어 4위로 밀렸다.
다른 여론조사기관 포르자의 조사로, 메르켈이 속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연합의 지지율은 40%를 보여 지난 9일과 19일보다 1%포인트 꺾였다.
반면 CDU-CSU연합 주도의 대연정 소수당인 사회민주당(SPD) 지지율은 25%로 1%포인트 올랐다.
두드러진 불만은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보수 진영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시리아 난민 묻지마 수용' 같은 관대한 난민 정책 표방으로 감당 못할 상황을 자초했다는 것이 비판의 초점이다.
실제로 독일은 대외적으로 표방한 정책 기조와 달리 국경 통제로 난민 유입을 막고 더딘 망명 처리로 난민들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CDU-CSU연합 소속 의원 25명이 "세계의 모든 난민을 다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것은 독일사회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고 나선 것은 그런 배경에서다.
바이에른주 지역당인 CSU는 이 지역으로 쇄도한 난민 때문에 고통을 받게 되자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을 "실수"라고까지 비판하며 후속 대책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더해 가우크 대통령은 27일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넓은 마음으로 난민을 돕고자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아직 알 수는 없으나, 우리의 난민 수용 능력은 한계가 있다"면서 냉정한 현실을 언급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동안 난민 수용이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독일에 결국에는 득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취지를 강조하며 적극적인 난민 수용 메시지를 앞세워왔다.
그 점에서 가우크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메르켈 총리의 지론과는 방점이 다르기에 독일 주요 일간들은 1면 머리기사로 취급하며 주목했다.
주간신문 차이트는 특히 메르켈의 난민 개방 정책은 그가 총리 권력을 가장 폭넓게 사용한 중대 결정이자 보수정당인 CDU로부터 그 자신이 고립될 수 있는 결정일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앞서 주간 슈피겔은 테레사 수녀를 패러디한 메르켈 총리의 이미지를 표지에 게재하고 메르켈의 난민 정책이 유럽을 둘로 갈라놨다는 비판적인 시각의 제목을 달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