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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명물 '수륙양용차' 미국서 안전성 도마

입력 : 2015.09.28 03:52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발생한 버스와 관광용 수륙 양용차 충돌 사고를 계기로 미국에서 수륙양용차의 안전성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시내 관광용 수륙양용 버스인 '라이드 더 덕스'(Ride the Ducks) 차량이 노스 시애틀 칼리지의 외국인 교환학생들과 교직원 등 약 45명을 태운 전세버스와 부딪히면서 중국과 일본 등 전세버스에 탑승한 교환 학생 4명이 사망했다.

아울러 전세버스에 탄 한국인 교환 학생 1명이 중태에 빠지는 등 51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목격자들은 수륙양용차의 왼쪽 앞바퀴가 돌아가지 않고 잠긴 듯 방향을 휙 바꾸더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와 부딪히고 나서 반대편에서 오던 전세버스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27일 미국 언론을 보면, 사고를 조사 중인 미국교통안전위원회(NTSB)는 목격자의 진술처럼 수륙양용차의 왼쪽 앞차축이 절단돼 사고로 이어졌다면서 더 정확한 원인을 찾고자 차체를 자세히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차축이 전세버스와 충돌 직전에 이미 훼손됐는지를 규명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NTSB가 지상 도로에서 벌어진 수륙양용 차량의 사고를 조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륙양용차를 이용해 관광사업을 벌여온 '라이드 더 덕스'는 시애틀 시와 협의해 자발적으로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언제 사업이 재개될지는 NTSB의 조사 결과에 달렸다.

수륙양용차량은 말 그대로 바다, 호수, 강은 물론 지상 도로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차량으로 현재 미국 내 여러 도시는 물론 영국, 일본, 캐나다, 네덜란드, 포르투갈, 브라질 등 여러 나라에서 관광객을 태우고 운영 중이다.

미군이 제2차 세계 대전 때 만들어 수천 대를 전장에 배치했고, 전후 여러 업체가 관광용 차량으로 고쳐 사용하는 중이다.

비판론자들은 수륙양용차량이 원래 전쟁 때문에 고안된 만큼 관광객 수송에는 적합지 않다며 당장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용 차량이 협소한 시내 도로를 달리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또 이 차량의 운전자들이 운전에만 집중하지 않고 음악을 크게 틀면서 마이크를 잡고 관광 가이드 노릇까지 해 사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2011년 수륙양용차량에 사고를 당한 일반 차량 운전자를 대변한 스티브 불조미 변호사는 "수륙양용차를 활용한 관광 산업은 운전자에게 운전자, 관광 가이드, 연예인 등 1인 3역을 요구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라고 꼬집었다.

필라델피아에서 발생한 수륙양용차량 사고 피해자의 변호사인 로버트 몽겔루지도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수상 침범용으로 설계된 수륙양용차량은 관광객 수송에서 지상 도로는 물론 수상에서도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1999년 아칸소 주 해밀턴 호수에서 수륙양용차량이 가라앉은 바람에 1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26일 소개한 내용을 보면, 수륙양용차 운행에 따른 사고 건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NTSB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워싱턴 주 교통사망자 402명 중 수륙양용차가 사고에 연루된 건은 1건도 없었다.

그해 미국 전역에서 3만2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교통사고 중 ⅓이 승용차끼리의 충돌사고였다.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등 여러 도시에서 20∼30년간 수륙양용차 관광 사업을 벌인 업체들이 도로에서 이번과 같은 치명적인 사고 기록을 남긴 적은 처음이다.

수륙양용차는 물론 관광버스의 기사들이 가이드까지 1인 2역을 하는 게 유행이 된 요즘, 2013년만 해도 미국 전역에서 관광버스 사고로 14명이 사망한 데 반해 골프 카트 교통사고로 22명이 목숨을 잃은 것에 비춰보면 비판론자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