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개신교 지도자가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개신교 신자의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단일 교단으로는 최대 규모인 남침례교 소속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인 러셀 무어 목사는 최근 일간지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신앙인들을 향해 트럼프의 주장에 속지 말라고 당부했다.
무어 위원장은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 여론 조사에서 모든 유권자의 지지를 받아 경쟁 후보를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면서 "가장 불합리한 모순은 이 지지가 복음주의자와 보수주의자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트럼프를 지지하려면, 열성적인 복음주의·보수주의자들은 그간 믿어온 모든 것을 거부해야 할 것"이라며 트럼프 지지가 그간 믿어온 신앙과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무어 위원장은 트럼프의 여러 차례에 걸친 결혼, 여성에 대한 시각, 과거 종교와 낙태에 대한 발언 등을 고려해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들이 표를 던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어 위원장은 불법 이민에 강경한 트럼프의 태도에도 일침을 놨다.
그는 "트럼프가 히스패닉 이민자를 모욕하고 경제적 불안정을 겪는 이들을 먹이로 '우리와 그들'로 갈라놓음으로써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성경의 가르침대로 인종 간의 화해에 나서야 할 복음주의자들이 유색 인종 형제와 이룬 화합을 트럼프와 바꿔야 하겠느냐"고 역설했다.
무어 위원장의 일갈은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지지 의사를 밝힌 복음주의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최근 CNN 여론 조사를 보면, 백인 복음주의자 유권자의 32%가 트럼프를 위해 표를 던지겠다고 답했다.
이는 보수 개신교 신자인 신경외과 의사 출신 흑인 후보 벤 카슨에 대한 지지율보다 4% 포인트 높았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의 공동 여론 조사에서도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의 54%가 미국-멕시코 국경에 담을 세우겠다는 트럼프의 이민 대책에 공감을 나타냈다.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 승리에서 핵심으로 여겨지는 복음주의자들의 표를 얻고자 2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보수적인 '가치유권자총회'에서 "성경을 믿는 기독교인"이라고 구애에 나섰다.
그러나 무어 위원장은 막말을 퍼붓는 트럼프의 거침없는 본성으로는 기독교 신자의 표를 얻을 수 없다면서 자신을 따른 제자들에게 '(포기해야 할)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예수의 말씀을 들어 트럼프를 추종하는 복음주의 신자들도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