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추억의 술' 캡틴큐 역사 속으로…

김범주 기자

입력 : 2015.09.23 14:01|수정 : 2015.09.23 14:01

동영상

<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지금 TV를 보고 계시는 여러분은 양주 캡틴큐라고 혹시 아십니까? 이걸 알고 고개를 끄덕이셨다면 40대 이상이 아니신가 싶습니다. 저는 아는데, 이게 생산이 중단된다면서요?

<기자>

알면 나이를 먹은 겁니다. 여기저기 물어봤더니, 40대 이상은 대부분 아는데 30대 밑으로는 몰라요. 캡틴이러니까 무슨 배 선장 이름이냐고 하고, 이걸로도 세대 차이를 확인할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앵커>

저도 처음 들어봤는데 모르다가 뿌듯하기는 오랜만이네요. 젊은층은 모르나 봐요?

<기자>

최기환 아나운서하고 저만 아는 끝물인 것 같은데, 1980년에, 35년 전에 나왔어요. 그때는 양주가 사치품이어서 구경하기가 힘들 때라서 당시에 저게 광고인데, 양주 대용으로, 사실은 소주 같은 증류주인데 양주가 아니고 여기다가 위스키 맛 나는 향료하고 갈색 색소를 섞어서 사실 무늬만 양주로 내놓은 거예요. 그런데 엄청 잘 팔렸어요.

저때 짜장면이 한 그릇에 400원 할 때인데, 한 병에 7배인 2천700원 이렇게 받으면서도 1년에 1천만 병이 팔려나갔었거든요. 이거 누가 마셨었나, 들어보시죠.

[홍철기/44세 : 수학여행 때 작은 사이즈 때문에 가방에 몰래 숨겨갈 수 있어서 그때 친구들하고 나눠 먹고 다음 날 못 일어나서 선생님한테 많이 혼나고 했던 그런 추억이 있는 술이 아닌가 좀 생각이 듭니다.]

혹시 자녀분이 보고 있다면 못 들은 거로 해주시고요. 4, 50대한테 이런 추억이 있던 술인데 문제는 우리가 잘살게 됐잖아요.

이제는 진짜 양주를 사 먹을 수도 있고, 더 나가서 독주 자체를 줄이는 추세라서, 또 한 가지가 요새 가짜 양주를 저 캡틴큐로 만드는 경우가 굉장히 늘어나서 회사가 "돈 많이 버는 것도 아닌데 없애자"해서 지금 갖고 있는 원료만 다 쓰면 저 캡틴큐는 이제 그만 내기로 했습니다.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약간 추억의 불량식품 같은, 달고나나 그런 것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 들긴 한데, 사라진다니까 조금 아쉬운 그런 마음도 드네요.

<앵커>

턴테이블 레코드라든지 카세트테이프가 서서히 사라질 때와 같은 그런 아쉬움이 좀 드네요. 그리고 요즘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폴크스바겐 스캔들 때문에 아주 시끄러운데 우리나라에는 영향이 없을지 모르겠네요?

<기자>

있겠죠.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배기가스 검사를 할 때 속인 거예요. 덜 나오는 것처럼 만들어 놓고 실제로는 아닌데, 그랬다가 미국에서 잡힌 건데 미국에서 이런 거 잘못하다가 걸리면 벌이 세잖아요.

그래서 50만 대를 미국에서 팔았는데, 벌금이 대당 4천만 원씩, 거의 차값을 다 물어내야 됩니다. 그래서 50만 대 곱하기 4천만 원 해서 20조 원을 내놓게 생겼는데 그 차들이 우리나라에서도 꽤 팔린 차들이에요.

특히 20, 30대에서, 캡틴큐 잘 모르는 세대들한테 인기인데 골프 같은 경우에 2009년부터 15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2만 대 넘게 팔았고, 여기에 파사트, 아우디 A3도 있고, 5만 대가 넘는 거로 조사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정부도 우리나라에서 판 차는 속임수가 없나, 따져볼 예정인데, 거기에 따라서 이 차 가지고 계신 분들도 보상을 받는다거나, 소송을 건다거나 영향이 있을 수 있으니까 잘 봐두시고요.

한 가지 생각이 드는 게 미국처럼 저런 일에 걸리면 우리도 아주 혼쭐을 내야 잘못을 안 하고 수그러질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러게 말입니다. 그리고 여러분 규제 만들 때 기업 입장 말고 소비자 입장을 생각하는 규제가 좀 제대로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