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목과 대립으로 일관한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의 올해 무상급식비 분담 갈등이 종착역에 다다르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조만간 충북도에 최종 협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몇 가지를 검토해 추석을 전후해 도에 최종 제안을 할 것"이라며 "도가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든 수용하지 않든 결론을 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도가 제안을 거절하더라도 더는 대안이 없는 만큼 무상급식 갈등을 종결짓겠다는 것으로, 무상급식 철회도 각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도교육청이 제안할 최종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올해 편성한 무상급식비가 11월이면 바닥나고, 도의원들이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의 결단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상황이어서 급식 주무관청인 교육청으로서는 무상급식 문제를 어떻게든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도교육청은 최근 토요일·공휴일 중식비 제공 사업(64억원)을 '협상 카드'로 도에 제시했다.
도교육청이 맡고 있는 이 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떠안으면 도의 무상급식 분담률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것이었다.
도는 그러나 도교육청 고유사업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양측은 올해 무상급식에 필요한 914억원의 분담을 놓고 9개월간 갈등을 빚었다.
도는 인건비·운영비를 제외한 식품비의 70%(359억원)만 일선 시·군과 4대 6 비율로 부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도교육청은 무상급식비 총액의 절반(457억원)을 지자체가 대야 한다고 맞섰다.
5대 5 분담 원칙에는 이견이 없지만, 나눠 내야할 무상급식비의 항목을 놓고 충돌한 것이다.
급식종사자 인건비가 국비로 지원되느냐가 논란의 핵심이었다.
도는 정부가 교육청에 지원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급식종사가 인건비가 포함돼 있어 중복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교육청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사용 제한이 없는 교육감 고유 재원이라는 반박으로 양보 없는 기싸움을 벌였다.
양측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다 보니 갈등은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렀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이 타협하면 올해 무상급식 갈등은 종식된다.
이 경우 다시금 무상급식비 분담 갈등이 유발되지 않도록 원칙을 세부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무상급식 판이 깨지지는 않는다.
도교육청은 다른 사업 예산을 줄이거나 예비비를 활용하는 방법 등으로 도가 359억원만 낼 경우 부족한 98억원의 예산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초·중·특수학교 무상급식을 두 번 연속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 지사로서는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게 분명하다.
절충점을 찾아내지 못해 교육청 부담을 늘렸다는 점에서 김 교육감도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 자명하다.
"빈부·소득 격차와 관계없이 아이들이 밥 먹는 것을 고민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두사람 공약에도 생채기를 남긴 꼴이 된다.
일각에서는 재정난에 직면한 도교육청이 당장 내년부터 제한적이나마 무상급식 철회를 선언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학교 수보다 학생 수에 더 비중을 두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배부하겠다고 예고, 소규모 학교가 많은 충북교육청의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무상급식 비용까지 감당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이 무상급식 비용 갈등 해소를 위한 최종 협상안으로 어떤 카드를 제시할지, 충북도가 이를 수용할지, 아니면 새로운 타개책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