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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숨 쉴 권리를"…장애인 호흡기 자부담 철회 촉구

입력 : 2015.09.21 16:05


"우리나라 모든 국민은 공짜로 숨을 쉬는데 왜 우리는 돈을 내고 숨을 쉬어야 합니까!" 따가운 가을볕이 내리쬐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는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 70여명이 분노 어린 표정으로 모여들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지름 10㎝가량의 굵은 호스가 연결된 호흡 보조기를 착용한 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당신의 숨은 유료입니까 무료입니까', '아들아 미안해 아픈 것도 서러운데 숨 쉬는 권리조차 못 지켜주는구나', '거꾸로 가는 복지제도 즉각 철회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근육 기능이 갈수록 약해지는 병을 앓는 '인공호흡기 사용 장애인 생존권 보장 공동대책 연대'(장애인 생존권 연대) 소속 장애인들이었다.

이들 환자는 병세가 악화할수록 혼자 숨을 쉴 수 없어 반드시 호흡 보조기를 착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이들과 같은 희귀난치성질환 11종 환자 1천800여명에게 대당 2천만원 수준이라 구매하기 어려운 호흡보조기 임대료 전액을 지원하고 있었다.

정부는 이 질환에 속하지 않아 매달 임대료 70여만원을 그대로 내야 했던 중증척수장애인, 뇌척수질환, 심장·폐질환 등 환자 500여명에게도 지원을 확대하고자 이 임대료를 건강보험 급여화로 전환하려는 방침을 세웠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건강보험 급여는 본인 부담금 10%가 발생해 그동안 전액을 지원받았던 희귀난치성질환 환자가 11월부터 한 달 7만원 가량을 부담해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환자 가족의 경우 소득기준 최저생계비 300% 미만, 재산기준 300% 미만이면 현재와 같이 국가에서 전액 부담하겠다고 하지만 장애인 생존권 연대는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영만 한국근육장애인협회 회장은 집회에서 "정부 기준으로 보면 월소득 185만원 이상인 900여명이 고소득 가구로 규정돼 10%를 부담해야 한다"며 "환자의 주머니를 털어 지원받지 못했던 다른 환자 500여명을 돕겠다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동안 희귀난치성질환 환자 의료비 지원 예산은 담뱃값으로 걷히는 국민행복기금으로 이뤄졌다"며 "담뱃세 인상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담배 세수가 1조 2천100억원이 늘어났는데 지원을 끊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장애인 생존권 연대는 정부와 국회를 향해 ▲ 호흡보조기 자부담 시행 폐지 ▲ 희귀난치성질환 환자 의료비지원 재산소득기준 폐지 ▲ 희귀난치성질환 환자 의료비사업 확대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튿날에도 오전 9시30분부터 국회 앞에서 오후 4시까지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