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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하나의 사건, 다른 시각…'제3의 현실' 초대전

서경채 기자

입력 : 2015.09.18 12:53|수정 : 2015.09.18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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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신문이 길에 버려진 모습을 형상화한 청동 조각품입니다.

자세히 보면 신문은 영어, 러시아어, 아랍어로 쓰여 있습니다.

하나의 사건이 다른 시각으로 해석돼 전달되고 있다고 꼬집는 겁니다.

작가는 미디어의 해석은 제3의 현실이 되고, 우리가 믿는 것이 과연 실재하는 것인지 묻습니다.

[왕두 : 미디어가 말하는 현실은 나에게 진짜 현실로 받아들여질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도 합니다.]

평면 속에서도 제3의 현실이 등장합니다.

인체의 살과 뼈는 그대로 보이는데 함께 보여야 할 기관은 보이지 않습니다.

신체의 앞과 뒤, 남과 여, 백인과 흑인, 그 어떤 구분도 한 번에 가능하지 않고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줍니다.

[한홍수 : 기관이라는 것이 행동하는 대로 형성이 되어있는 거죠,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다르게 살아간다면 그 기관은 변형이 되겠죠,  그러니까 하나의 정신적인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자….]

유네스코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조국을 떠나 프랑스에 거주하는 그래서 제3의 현실을 상징하는 두 작가를 초대해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두 작가의 인연은 2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국 출신 왕두는 톈안먼 사태로 구속됐다 프랑스로 망명했고, 한국 출신 한홍수는 서울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다 그림만을 위해 살겠다며 파리로 왔습니다.

빈털터리였던 두 작가는 생계를 위해 에펠탑에서 관광객의 초상화를 그리다 처음 만났습니다.

[왕두 : 석 달 동안 일하는 것은 8월에 끝냅니다. 나머지 기간(9개월)에는 고민하고 개인 작품 활동에 몰두합니 다.]

이런 노력 덕분에 두 작가는 독자적인 예술 영역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거리의 화가 시절을 추억하며 자칭 에펠탑 학파라고 말하는 두 작가는 국적을 떠나 신진작가들이 좀 더 많은 기회를 갖도록 지원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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