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대마초를 폈다. 인정한다."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레이스에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돌풍'으로 최대 피해자로 꼽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전략을 바꾼 듯하다.
성실하고 착한 이미지였던 그가 1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근교에서 CNN 방송 주최로 열린 2차 TV토론에서 '악동'을 자처한 것.
그는 "다른 사람도 대마초를 했을지 모르지만, 2천500만 명의 미국인 앞에서 이 말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며 "엄마도 나의 이런 고백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트위터에 "미안, 엄마"라는 글을 올렸다.
물론 부시 전 주지사는 연초 보스턴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사립 고교시절 "매우 흔한 일이었다"며 대마초 흡연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관심이 고조된 이날 전국 방송에서 '비행'을 털어놓은 것은 매우 의외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 언론은 부시가 경선 레이스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1차 토론을 소극적으로 임했다가 지지율이 급전직하하며 수렁에 빠지자 2차 토론회를 계기로 파격적 행보로 선회했다는 것.
실제 그는 이날 트럼프를 타깃으로 삼으며 거의 드잡이 하듯 사사건건 맞붙었다. 트럼프가 "부시의 부인이 멕시코 태생이어서 이민정책에 너무 유화적"이라고 쏘아붙이자 발끈하며 "사과하라"고 맞받았다.
또 트럼프가 9·11테러 후 부시의 형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수행한 이라크 및 아프간 전쟁을 비판하자 "형이 우리를 안전하게 지켰다"고 반박했다.
또 랜드 폴 상원의원이 "부시처럼 치료용 마리화나 사용을 반대하는 것은 그들을 감옥에 가게 만드는 것"이라고 장황하게 비판했는데도 "나는 플로리다 시민으로서 치료용 마리화나에 반대한다"며 각을 세웠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부시의 태도에 대해 "후보 가운데 가장 유력했던 부시가 트럼프의 등장 이래 정치적 행운이 폭락하기 시작하자 잃어버린 자신의 영토를 회복하려 절치부심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은 "부시가 첫 토론회에 비해 더 공격적으로 트럼프와 맞붙었지만, 이득은 트럼프가 더 봤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