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2년간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여러차례 해외순방을 동행취재해 봤지만 공군기를 개조한 우리나라 대통령 전용기인 1호기나 민간항공사 비행기를 전세 내 일부 변형해 사용하는 장거리 해외순방 전세기는 사람들의 생각만큼 화려하거나 멋진 것과는 거리가 먼, 실용에 초점이 맞춰진 비행기였습니다.


인디아나존스의 히어로인 해리슨 포드가 주연한 ‘에어포스원’(Air Force One)’이란 영화을 보면서 미국 대통령이 타는 전용기는 아마 저렇게 생겼을텐데 정말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요 영화속 비행기와 실제 비행기는 조금 다르겠지만(영화에서 해리슨 포드가 에어포스원에서 비상탈출을 하는데 실제로 그런 시설 등은 에어포스원에는 없다고 하네요) 미국 대통령이 타는 전용기인만큼 안전과 안락함 등에서 따라올 다른 비행기가 없어 보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Air Force One)을 아마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 비행기로 생각하고 계실텐데요, 이 에어포스원보다 더 좋은 자가용 비행기가 있고 두 비행기를 비교하는 기사가 최근 미국의 대표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실려 관심을 끌었습니다

에어포스원을 능가하는 비행기, 과연 그 비행기 주인은 누구일까요?
예상하신 분도 있겠지만 공화당 대선후보 가운데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요즘 미국 전역을 누비며 열심히 유세를 하고 있는 트럼프에게 이 자가용 비행기는 없어서는 안 될 트럼프의 발인데요, 다른 후보들보다 빠르고 편안하게 그를 유세지역으로 데려다주는 일등공신입니다.
트럼프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비행기 밖에 새겨진 이 비행기는 에어포스원에 빗대 트럼프 포스원 (Trump Force One)으로 불려지고 있는데요, 도대체 이 자가용 비행기가 얼마나 좋기에 미국 대통령이 타고 다니는 에어포스원에 필적하거나 심지어 능가한다는 평가가 나올까요?

트럼프는 자신의 전용기를 소개하는 동영상까지 만들었는데요, 롤스로이스 엔진을 달고 있는 이 비행기는 8백 km이상의 속도로 16시간 이상 운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세계 어디든 한 번에 갈 수 있다는 얘깁니다. 트럼프는 자신의 비행기가 에어포스원보다 크다고 자랑하기도 했는데 실제 크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에어포스원은 보잉사의 747-200을 변형한 모델이고 트럼프포스원의 기종은 이보다 조금 작은 보잉사의 757-200입니다. 에어포스원이 길이는 약 30미터, 너비는 약 20미터 가량 더 큽니다. 속도는 어떨까요?
미국내 한 구간에서의 두 비행기의 속도를 비교해 본 결과 최고속도는 에어포스원이 마하 0.92로 트럼프 포스원의 마하 0.86을 다소 앞섰고 평균 순항속도 등의 평가에선 에어포스원이 트럼프포스원보다 다소 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행기 내부로 들어가 볼까요.
트럼프는 이 전용기를 마이크로소프트사 임원으로부터 사들인 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일종의 ‘피팅’을 했는데 피팅 과정에 비행기 내부 이곳 저곳을 도금했습니다.
트럼프의 침실과 전용 욕실은 물론 심지어 안전벨트 클립까지 24k 금으로 도금할만큼 비행기 내부의 호화로움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타는 에어포스원은 70석인데요, 백악관 참모들은 물론 백악관 출입기자도 함께 타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좌석이 많은 편인데 비해 트럼포스원의 좌석은 43석입니다. 수행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만큼 크기에 비해 좌석간 공간이 넓은 편이고 좌석을 줄인 공간은 트럼프의 사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안락함과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트럼프포스원에는 에어포스원에는 없는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전용극장도 있습니다. 식당이나 휴게실 침실의 가구나 디자인 모두 최고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두 비행기를 비교평가한 전문가는 비행기 내부의 편의성과 안락함에 점수를 좀더 준 것 같은데요 모든 면을 종합해볼 때 트럼프포스원이 에어포스원보다 더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에어포스원은 날아다니는 백악관으로 불리듯 미국 정부의 움직이는 헤드쿼터로 최첨단 방어시설과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고 병실은 물론 전문의료진도 상시 대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비행기보다 화려하고 안락하지는 않다고 해도 안전과 성능만을 따진다면 트럼프포스원과 비교할 수는 없겠죠.

트럼프가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대선에 나선 후보가 저렇게 화려한 자가용비행기를 타고 다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유권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물론 저런 비행기도 없을테고 설령 있다해도 절대 공개하지 않으려 하겠죠. 미국인이나 미국 언론은 위화감을 조성하는 트럼프의 이런 행동에 대해 우리처럼 비판하거나 불편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듯 합니다. 최근 트럼프의 높은 지지율을 보면 일종의 ‘아메리칸 드림’으로 생각하며 동경하거나 부러워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