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동에 있는 새 아파트 사전점검장 입구.
말쑥한 옷차림에 어깨띠를 한 30여 명이 유인물을 나눠주며 집회를 열고 있었다.
이들은 부산지방법무사회 소속 법무사들.
법무사들이 입주를 앞둔 아파트에서 집회까지 하게 된 것은 이 아파트 등기업무를 다른 지역 변호사 사무실에 빼앗겼기 때문이다.
최근 이 아파트 등기업무를 대구지방변호사회 소속 한 법무법인의 속칭 '보따리 사무장'이 유치했는데 이는 명백한 불법이라는 게 부산법무사회의 설명이다.
현행 변호사법은 지역변호사회에 등록하고 최소 1명의 변호사가 해당 지역에 상주하면서 지역에 분사무소를 둔 경우에만 사건을 수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부산법무사회 측은 "보따리 사무장이 입주예정자들의 인터넷 카페에 접근, 자신이 소속된 법무법인만 등기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아파트 잔금 대출을 맡은 은행에 압력을 행사해달라고 부탁하는 방법으로 등기업무를 모두 유치해갔다"고 주장했다.
서울의 A법무법인도 얼마전 보따리 사무장을 내려보내 이런 수법으로 부산 동래구와 북구, 강서구의 대단지 아파트 4곳에서 등기 업무를 싹쓸이했다.
대구의 B법무법인도 최근 입주가 시작된 부산 연제구의 아파트 등기업무를 대부분 수임하는 등 부산의 대단지 아파트 등기업무를 다른 지역보따리 사무장들이 가져가는 불법 수임사례가 잇따라고 있다.
부산법무사회는 다른 지역 법무법인의 불법 아파트 등기업무 수임이 여러 잡음을 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등기를 하면서 국민주택채권 매입비용을 부풀리거나, 비용을 무료로 해주겠다고 꾀어 등기업무를 맡고 나서 몰래 각종 비용을 더 넣어 수수료를 추가로 챙겨 실제로는 정상적인 등기 수수료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다는 게 부산법무사회의 설명이다.
배종국 부산법무사회장은 "다른 지역 보따리 사무장들이 부산에서 무차별적으로 아파트 등기업무 영업을 하는 바람에 시민들이 금전적인 피해를 보고 부산의 법조 질서가 흐트러지고 있다"며 "불법 아파트 등기업무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보따리 사무장들의 불법 영업행위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