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 오토바이를 이용해 교통사고 보험사기를 친 일가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외제 오토바이는 보험사에 전문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된 사고조사를 하지 못하고, 외국에서 부품을 들여와야 하는 등 수리가 복잡해 보험사가 예상 수리비인 '미수선 수리비'를 주는 것을 악용했습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010년 8월부터 작년 11월까지 서울과 남양주 등지에서 고의로 경미한 사고를 내고 보험사에 수리비를 부풀려 사고접수하는 등 수법으로 보험금 7억9천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로 권 모(42)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박 모(37)씨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에서 오토바이 정비업체를 운영하는 권 씨와 동생(41)은 아내, 처남, 동서 등 가족 6명과 박 씨 등 직원들과 짜고 외제 오토바이를 이용한 보험사기 행각을 벌였습니다.
이들은 보험회사나 금융당국이 외제차에 대한 보험사기는 잘 가려내지만 외제 오토바이는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점을 이용했습니다.
피해자와 가해자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정비업체 앞에 외제 오토바이를 주차해 놓고는 차를 몰고 가다 일부러 충돌해 사고를 내거나, 있지도 않은 사고를 지어내기도 했습니다.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을 상대로 고의로 충돌하는 수법도 썼습니다.
이들은 이같은 수법으로 총 62회에 걸쳐 16억6천만 원 상당의 수리비를 청구해 미수선 수리비 등의 명목으로 7억9천여만 원을 탔습니다.
미수선 수리비는 피해 차량을 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사가 피해자와 합의를 거쳐 미리 지급하는 예상 수리비입니다.
외제 오토바이는 부품비와 수리비 표준화가 안 돼 있어 보험사가 청구 금액을 대부분 지급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일본 부품과 똑같은 부품을 자체 제작한다"며 인터넷에 광고하면서 순정 부품 단가의 6∼8배 높은 가격을 제시해 이를 근거로 원가보다 높은 금액을 보험사에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이 부품을 만들기는 했지만 외부에 판매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이 외제 오토바이 보험 수리비를 계속 청구한 것을 수상하게 여긴 보험회사가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면서 이들의 범행이 들통났습니다.
금감원의 수사의뢰를 받은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과 피해자 진술 등을 종합해 이들의 혐의를 입증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미수선 수리비 제도를 악용한 보험사기가 늘고 있다"며 "횟수나 금액을 제한하는 등 합리적 근거하에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