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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中화폐↓·美금리↑, 亞외환위기 불러"…2015년 괜찮나

입력 : 2015.09.14 06:00|수정 : 2015.09.14 08:10

美금리 인상 초읽기…'1994년 대학살 악몽' 되풀이될까


전 세계의 이목이 이번 주말 결정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7년여간의 저금리 시대를 끝내는 금리 인상 조치는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할 중대 변수입니다.

인상 시점과 관련해서 아직 불확실성이 크지만 이달이든 12월이든 올해 안에 미국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습니다.

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인상 후폭풍'에도 관심이 집중됩니다.

과거 금리 인상기를 돌이켜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시장의 소통 정도와 인상 강도에 따라 시장의 받는 충격은 달랐습니다.

현재 세계 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패닉에 빠졌던 '1994년 악몽'을 떠올리게 하면서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6∼17일(현지시간)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합니다.

국제 금융시장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미국이 오랜 저금리 시대를 벗어난 시기는 1994년과 2004년이 꼽힙니다.

두 차례의 금리 인상기는 판이한 양상으로 나타났습니다.

1994년 2월 연준은 기준금리를 3.0%에서 3.25%로 올렸습니다.

이후 금리는 6차례 더 올라 불과 1년 만에 6.0%까지 급상승했습니다.

상승폭도 문제였지만 한 차례 최대 0.75%포인트까지 오르는 등 상승 속도가 빨랐습니다.

미국의 긴축 정도는 시장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날 만큼 강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충격에 시장은 크게 요동쳤습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급등했습니다.

'대학살(Bloodbath)'이라고 불릴 만큼 채권가격이 폭락을 거듭한 것입니다.

미국발 충격은 중남미로 번졌습니다.

멕시코는 주가 폭락 등을 견디지 못해 결국 외환위기에 빠져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위기는 중남미를 거쳐 아시아까지 퍼지면서 외환위기로 연결됐습니다.

2004년 금리 인상 시기는 10년 전과 달랐습니다.

미국 기준금리는 그해 6월(1.0%)부터 2006년 6월(5.25%)까지 2년 동안 4.25%포인트 올랐습니다.

금리 인상 폭은 10년 전과 비슷했지만 시장이 받은 충격은 훨씬 덜했습니다.

앨런 그린스펀 당시 연준 의장이 '1994년 악몽'을 재현하지 않으려고 시장에 꾸준히 신호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인상 속도도 가파르지 않았습니다.

연준은 한 번에 0.25%포인트씩 17차례로 나눠 기준금리를 올려 시장에 주는 충격을 줄였습니다.

1994년과 2004년의 결정적인 차이는 연준과 시장 사이의 소통에 있었습니다.

1994년에는 예상치 못한 인상과 인상폭에 시장이 충격을 받았다면 2004년의 연준은 시장에 신호를 주면서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줬습니다.

현재 미국은 1990년 이후 세 번째 긴축 모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시점을 두고 이달 혹은 10월, 12월로 의견이 갈리지만 올해 안에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재닛 옐런 의장은 지난 5월에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일단 시장에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지난 7월에 금리 인상을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이후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연준 관계자들도 '9월 인상'과 '인상 연기'로 엇갈려 불확실성에 시장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이에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페루 등 신흥국들은 미국이 이번 달에 금리를 올려 불확실성을 없애달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미국이 이번 달에 금리를 올려도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만큼 시장이 엄청난 충격을 받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세계 주식시장을 둘러싼 가장 큰 불확실성은 미국의 금리 인상 문제"라며 "어차피 이뤄질 것이라면 9월에 인상하는 것이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후 추가 금리 인상의 시점에 대한 신호가 나오지 않는다면 시장은 다시 불확실성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금리 인상 폭이 예상보다 훨씬 크게 나온다면 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상이 이뤄진다면 상단과 하단을 0.25%포인트만큼 한번 올려서 0.25∼0.5%로 만드는 방안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내년이나 내후년 빨라지거나 유럽이 내년 9월 이전에 완화정책을 조기에 끝내면 유럽발 '긴축발작'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현재 세계 경제의 상황은 아시아 외환위기가 잉태된 1994년과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 불안과 위안화 평가 절하,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시화 등이 20여 년 전과 많이 닮았습니다.

중국은 1994년 1월 1일 기습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했습니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중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선진국의 주가 버블과 신흥국 통화 약세의 부작용도 생겼습니다.

당시 미국은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금리 인상으로 세계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미국 금리 인상이 1994년에 전격적으로 단행된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와 함께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단초를 제공한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1994년 이전 경이로운 성장을 한 아시아 국가들에 투자가 몰렸지만 '유토피아'는 오래가지 못했다"며 1994년 이뤄진 미국 금리 인상과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아시아 신흥시장 위기의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종종 거론된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은 지난달에도 21년 전처럼 위안화 가치를 전격적으로 평가절하했습니다.

중국이 '환율 카드'마저 써야 할 만큼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출렁거렸습니다.

중국발 쇼크에 자원 수출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 가치가 급락했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통화 가치는 17년 만에 최저로 떨어져 외환위기 가능성마저 불거졌습니다.

브라질은 최근 저유가 악재에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국가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됐습니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 금리마저 오르면 신흥시장은 휘청거릴 가능성이 큽니다.

풍부한 유동성에 가격이 오른 신흥국 주식과 채권 등 위험자산은 미국의 '돈줄 죄기'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금리 인상은 저금리 상황에서 금융시장에 퍼부은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준이 시장과의 소통을 소홀히 하거나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위기가 더욱 심해지면 1994년의 '대학살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물론 현재 상황이 1994년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신흥국의 외환위기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의 경상수지와 재정 여건, 외화보유액이 과거 위기 때보다 많이 개선됐다는 것이 근거입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처럼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기업들의 외채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고자 환율 방어에 나선 것도 아니고 주식시장도 지난 2000년대 초반 '닷컴 거품'만큼 과대평가된 상태도 아니다"고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