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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엉터리 골밀도 측정기, 3만 명 쓴 뒤 '뒷북 제재'

심영구 기자

입력 : 2015.09.12 20:39|수정 : 2015.09.1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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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골다공증을 진단하는데 사용되는 골밀도 측정기입니다. 척추나 골반 등 특정 부위 뼈의 양을 측정해서 골다공증 가능성을 진단하는 건데요, 전국 100여 개 병원에서 쓰는 이 골밀도 측정기에 심각한 오류가 있어 당국이 사용중지 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기기들로 골밀도를 측정한 환자 수가 3만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심영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국내 한 업체가 제조한 골밀도 측정기입니다.

2012년부터 지난 7월까지 전국 의료기관 175곳에 판매됐습니다.

그런데 식품의약품 안전처가 검사했더니 이 측정기로 같은 사람의 골밀도를 재면 정상 기기와 비교해 마이너스 33%에서 플러스 53%까지 오차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측정값이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보는데 이 기기는 허용오차인 플러스 마이너스 1.5%의 수십 배를 초과했습니다.

측정기마다 오차 범위도 제각각이었습니다.

[김석준/정형외과 전문의 : 그 오차범위를 현저하게 넘어선다면 정상인 사람이 비정상으로 판정될 수 있고 비정상인 사람이 정상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하지 않겠습니까. 그걸 토대로 어떤 치료행위를 하면 큰일이 벌어지겠죠.]

지난 3년간 이 측정기로 3만 7천 명이 골다공증 여부를 진단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멀쩡한데 골다공증 환자로 진단받아 치료에 들어간 경우도 적잖을 것으로 보입니다.

식약처는 이런 사실을 석 달 전 파악했지만 지난 3일에서야 환자들에게 오진 부작용이 없는지 확인에 나섰고 지난 5일부터는 기기 사용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김용익/새정치연합 의원(국회 보건복지위) : 제조업자들의 비양심, 식약청의 관리 소홀, 이런 문제 때문에 환자들이 불필요한 치료를, 받아도 되지 않을 치료를 받게 된 것입니다. 조속한 조치가 있기를 바랍니다.]

해당 업체는 자체 측정 결과 오차는 식약처 주장만큼 크지 않다며 이미 판매된 측정기에 대한 개선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윤선영,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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