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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의회, 안락사 허용 법안 논의 표결로 거부

이경원 기자

입력 : 2015.09.12 00:37|수정 : 2015.09.12 02:59

찬성 118표, 반대 330표…총리 "안락사 반대" 표명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안이 영국 의회에서 논의될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영국 하원은 안락사 허용 법안에 대해 의회 논의를 진행할지를 표결에 부쳐 찬성 118표, 반대 330표로 거부했습니다.

1997년 비슷한 내용의 안락사 허용 법안이 의회 논의 문턱을 넘지 못한 바 있습니다.

지난 5월 총선으로 해산된 상원에서 비슷한 법안이 논의는 됐지만, 법안 승인 표결 단계에 이르지 못한 채 의회 해산으로 자동 폐기된 바 있습니다.

이번 법안은 잔여 생명이 6개월 미만 남았다는 의사 2명의 진단과 본인의 의지에 의한 것임을 확인하는 법원의 승인을 거쳐 안락사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법안을 발의한 롭 마리스 노동당 의원은 "사회의 태도가 변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의회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호소했습니다.

안락사 허용을 둘러싼 영국 내 고조된 논쟁을 반영하듯 표결에 앞서 수많은 의원들이 발언에 나서면서 논의가 5시간 가까이 지속됐습니다.

안락사 허용 캠페인을 벌여온 시민단체 '위엄있는 죽음을'의 사라 우튼 대표는 "시민의 압도적 다수가 안락사를 지지하는데도 의원들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기는 지금의 법을 유지키로 결정한 것에 분노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영국에선 자살 방조는 최고 징역 14년이 선고되는 범죄입니다.

최근 몇 년 새 영국에서는 스위스의 한 안락사 지원 전문병원을 찾아가 안락사를 선택한 영국인들의 사례가 잇따라 보도되면서 '위엄있는 죽을 권리'에 대한 논쟁이 사회 이슈로 부상했습니다.

이 전문병원에서 모두 273명의 영국인이 안락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검찰이 외국에 나가 안락사를 하는 경우 가족들이 연민에서 환자의 선택을 받아들인 것이라면 가족을 기소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놔 안락사 허용 법안 논쟁을 가열시켰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의회 표결을 앞두고 안락사 허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 사안에 대한 총리의 입장은 분명하다."며 "안락사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