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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남경필, 대권 도전 질문에 미묘하게 다른 답변

입력 : 2015.09.11 21:12|수정 : 2015.09.11 21:12


여야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미묘하게 다른 답변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11일 저녁 비가 내린 서울광장에선 교통방송 주최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 시장과 새누리당 소속 남 지사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두 사람은 시작부터 "서로 친해서 당이 다른 걸 전혀 느끼지 못한다"며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정치 이야기가 나오자 분위기가 다소 긴장됐다.

사회자가 '꼭 지금이 아니라도 대통령을 보면서 내가 하면 저것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 있느냐'고 질문하자 두 사람 모두 '○' 피켓을 들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 시장은 "시민운동을 하고 광역단체장으로서 일하다 보면 국가 사안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막상 대권 도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끼며 다른 답을 내놨다.

남 지사는 "박 시장은 나가실 것 같다. 나가실 것 같으니 나가셔야죠"라면서 "저는 (도지사) 임기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렇게 골치 아픈 질문 묻지 말라"며 "시장을 4년간 하며 배운 건 절대 그런 유도심문에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현행 대통령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두 사람이 의견을 같이했다.

남 지사는 "당장은 안 되겠지만 연정을 해서 국정을 끌어가는 형태가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고, 박 시장은 "막상 일할 만하면 레임덕이 와 정책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내각제나 4년 중임제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서로 어려움을 겪는 정책에 대해서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먼저 남 지사는 박 시장이 추진 중인 고가 공원화 등 서울역 활성화 프로젝트에 대해 "뉴욕 하이라인파크에 가보고 무릎을 탁 치며 우리나라에도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며 "청계천사업도 그랬지만 이해관계만 잘 조정되면 모두 '윈윈' 할 수 있고 명소가 될 것 같다. 성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경기도청사의 광교 신도시 이전 추진과 관련해 "손학규 전 지사 때 도청사에 가봤는데 이미 낡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단순히 도청만 옮기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함께 가는 것은 큰 선물"이라고 화답했다.

소주 한 잔 하며 '형, 동생' 하겠다고 밝힌 두 사람은 현안에 대해서도 대부분 같은 의견을 내놨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남 지사는 "역사는 그렇게 획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고 국정교과서는 시대 방향과 맞지 않다"고 밝혔다.

박 시장도 "경쟁력의 원천은 다양성"이라며 남 지사의 말에 공감을 표했다.

광역단체장으로서 권한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것에도 한 목소리를 냈다.

박 시장이 최근 부시장을 7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남 지사는 "우리는 도의회를 통해 법안도 냈다"며 "야당과 연정을 하며 보건복지 분야를 맡겼는데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때 잘하시더라. 전국적으로 조금 더 늘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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