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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검색했다 '화들짝'…낯 뜨거운 '해시태그'

권영인 기자

입력 : 2015.09.10 07:37|수정 : 2015.09.10 14:16




늦은 휴가를 준비중인 오 기자. 인스타그램으로 정보를 찾아봅니다. 첫 번째 해시태그 검색어는 ‘여행’. 그런데 ‘#여행’을 검색하는 순간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의도치 않게 성인물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어요. 꽃, 가방, 여행같이 성인물과 전혀 관련이 없는 단어를 검색해도 민망한 사진들이 많이 보이거든요." - 이민희(인스타그램 유저) 

“홍콩 여행을 준비하면서 홍콩을 검색했다가 민망한 사진들 때문에 정말 깜짝 놀랐어요." - 권혜정(인스타그램 유저)

아무리 생각해도 '19금'과는 전혀 상관없는 키워드인데 검색 결과로 뜨는 건 낯 뜨거운 사진들. 그런데, 놀란 건 오 기자 뿐만이 아닙니다.

‘#여행’은 그나마 ‘양반’입니다. #삼겹살 #맥주 #아메리카노 #아이스크림 맛집 한번 찾아보려고 검색하는 키워드들은 물론 #서울 #인천 #제주도 #부산 #천안 대한민국 곳곳에다 심지어 #엄마를 검색해도 얼굴이 붉어집니다. 도대체 왜 이럴까?

인스타그램 인기가 급격하게 올라가자 인기 해시태그에 광고물을 붙이는 ‘못된 업자’들이 꼬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런 사진을 클릭해보면 검색한 키워드와 전혀 상관없는 불법 도박, 성인방송 등을 안내하는 게시물이 뜹니다. 

“현재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수사기관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자체적으로 차단을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데 현재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신진희 변호사

상황은 심각해 보이지만 사람들이 직접 공유하는 SNS 특성상 제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이드라인에 어긋난 콘텐츠에 대해 신고를 받을 경우, 해당 사용자에게 경고 조치를 취하고 문제가 제기된 콘텐츠를 삭제하고 있습니다. ” - 인스타그램 공식 입장

인스타그램에 이 상황에 대해 직접 물어봤더니 미국 본사에서 돌아온 대답은 원론적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해시태그. 그런데 맛집을 찾고 싶고, 여행을 가고 싶고, 취미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이런 음란물을 함께 보는 것은 분명 아닐 겁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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