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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준비 안된 노후…"자식한테 집 안물려준다"

김범주 기자

입력 : 2015.09.08 14:58|수정 : 2015.09.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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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노후와 관련해서 의미 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앞으로 가지고 있는 집을 자식들에게 물려줄 생각도 없고, 반대로 자식들에게 생활비를 받지도 않겠다. 이렇게 대답한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면서요?

<기자>

이게 서민들 입장에서는 재산 가진 게 집 하나인 경우가 대단히 많기 때문에 물려주기가 어려운 거죠.

보험연구원이 매년 보험 든 사람들한테 설문조사를 합니다. 1천200명한테 했는데, 거기서 나온 결과입니다.

우선 노후준비를 절반 정도는 못하고 있다고 답을 했어요. 그래서 못한 이유가 뭐냐, 역시 가장 많았던 대답이 애들 키우느라고 교육비 내고 나중에 결혼자금까지 대주느라고 그랬다.

이런 사람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물가가 올라서 생활비 쓰느라고, 그다음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이런 순서대로 나왔는데, 그러면 노후에 어떡할 거냐, 준비가 안 됐으면, 혹시 갖고 있는 집을 자식한테 물려줄 생각이 있냐고 했더니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은퇴자의 60%가 그럴 생각이 없다.

왜 그러냐면 그다음 걸 보시면 됩니다. 결국은 그거 팔아서 노후자금 쓸 거라는 사람이 48%, 그다음에 안 되면 내가 일해서 쓰겠다는 사람이 35%, 자식에게 도움받겠다는 사람은 채 10%가 안 됐습니다.

생각을 해보면 애들 키우느라 노후 준비는 못 했고 와서 보니까 있는 집 하나밖에 없는데 이거까지 줄 수는 없지 않으냐, 자식들이 도울 상황도 아닌 것 같고, 결과적으로 좀 더 지나고 나면 자식한테 크게 기댈 것도 없이, 서양처럼 고등학교까지 책임져 줄 테니까 그다음은 알아서 살아라든가, 서로 각자 갈 길 가는 그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아이들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시집 장가 다 보내놓고 나서도 계속 부양하는 느낌이 있을 정도니까요. 이해가 되고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이렇게 쪼들리는 서민들이 있는데 또 쉽게 돈 벌어서 쉽게 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 부부가 엉뚱한 사고를 쳤다가 지금 아주 큰 일 치르게 생겼다고요?

<기자>

네, 석 달 전에 강남에서 벌어진 부부 교통사고는 제가 당시에는 이게 사건·사고이기 때문에 경제뉴스에서 전하지는 않았었어요.

그런데 이게 20대 부인이 30대 남편 차를 뒤에서 꽝하고 들이받아 버린 사건인데, 문제는 부인 차는 3억짜리 수입차 벤틀리고, 다친 남편 차는 5억짜리 페라리였던 거죠.

부인이 남편이 바람 핀다고 생각하고 술을 왕창 마신 상태에서 차를 몰고 나왔다가 남편 차가 우연히 보이니까 뒤에서 들이받아 버린 겁니다.

당시에는 그냥 무슨 부부싸움 스케일이 이렇게 크냐, 헐리웃 영화처럼 들이받냐면서 한창 화제였는데, 문제는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부터예요.

왜냐하면, 두 사람이 무슨 재벌 집 3세쯤이나 되는 줄 알았더니, 딱 부러지는 직업이 없고요, 차는 남의 명의고요, 월세는 700짜리 집에 살고 있는 겁니다.

이게 뭐냐 싶어서 경찰이 뒤지다 보니까, 결국 남편이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서 돈을 벌어왔던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법원에서 집행유예 판결받고 풀어주긴 했는데, 이번엔 국세청이 조사에 들어갔어요.

탈세 혐의는 아직까지 재판을 안 받았기 때문에 만약에 세금 떼먹어서 저렇게 차를 샀다. 혹은 잘살았다. 이렇게 했다 하면 이건 나중에 처벌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부인 음주 운전에 교통사고가 문제가 아니라, 탈세범으로 탈탈 털리게 생겼는데, 이 정도면 어마어마한 부부싸움을 한 거죠. 정말 몇십억짜리 한 거죠.

죄를 지었으면 조용히 살았어야 되는데 집에서 싸우든가 하지 나와서 싸우다 보니까 결국은 이런 꼴까지 당하게 생겼습니다.

<앵커>

결국, 꼭 내야 할 돈 내게 된 셈이니까 안타깝지는 않습니다. 그리도 또다시 서민 얘기를 하게 되는데, 가을 초입부터 강남을 중심으로 해서 전세난이 계속, 또 시작됐어요.

<기자>

조금 가라앉았으면 좋겠는데, 봄 이후로 강남 쪽에서만 해도 지금 5천, 6천, 몇 달 사이에 전셋값이 뛰는 데들이 나오고 있고, 작년 말부터 비교하면 더 커집니다.

전용면적 84㎡, 옛날식으로 치면 33평 아파트 같은 경우에 강남은 1억 7천, 보시다시피, 마포도 1억 3천 오른 데가 있고요, 서울 다른 지역도 거의 비슷비슷합니다.

전체로도 놓고 보면 63주 연속, 1년 하고도 석 달째 연속 지금 전셋값이 오르고 있는데, 문제는 강남 쪽에서 가을에 재건축한다고 이주까지 예정이 돼 있어서 여기서부터 파장이 쫙 퍼지면서 전셋값이 서울 곳곳으로 다 오를 것 같습니다.

조금 지나서 전해드리려고 했더니 9월 초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그래서 좀 서둘러서 알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심상치가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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