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 혐의 등으로 미국 육군 검찰에 기소된 '아프가니스탄 포로' 출신 보 버그달 미 육군 병장에 대한 첫 심리가 오는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샘 휴스턴 미군 기지에서 열립니다.
아프간 파병 근무 중 탈레반 반군에 약 5년간 붙잡힌 버그달 병장은 '최후의 미군 아프간 포로'였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수용된 탈레반 출신 테러 용의자 5명과 버그달을 전격 맞교환했고, 고국에 돌아온 버그달은 현역 재배치 후 군 검찰의 기소로 현재 구금 상태에 있습니다.
군 검찰은 올해 3월 버그달 병장을 탈영과 적전비행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AP 통신이 소개한 내용을 보면, 군 검찰이 법전을 뒤져 기소 근거로 댄 '적전비행'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군 사건에서 거의 적용되지 않은 조항입니다.
적전비행은 말 그대로 적 앞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해 적을 이롭게 했다는 뜻으로 쉽게 말해 '이적행위'입니다.
군 검찰은 아프간에서 버그달과 함께 생활한 동료의 증언 등을 통해 버그달이 무단으로 영지를 이탈, 잘못된 수색과 작전을 수행하게 했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습니다.
특히 부대를 이탈하고 나서 동료가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을 찾아나서도록 의도적으로 행동한 점을 '적전비행'으로 지목했습니다.
군 검찰이 17일 군사법정에 출두한 버그달 앞에서 기소 이유를 설명하고 군법회의에 부치면 비로소 군사재판으로 넘어갑니다.
AP 통신은 군사 재판 기록을 살핀 결과 제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2∼1945년, 유럽에서 적전비행 혐의로 미군을 기소한 건수가 최소 494차례 이상이라고 전했습니다.
이후 적전비행 혐의로 기소된 미군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라크·아프간 전쟁에 파병된 미군 중 2001∼2014년 1천900명이 탈영 혐의로 기소된 것과 비교하면 아주 드문 죄목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미 육군법 99항에 규정된 적전비행은 주로 비겁한 군인을 벌로 다스릴 때 사용됩니다.
그러나 부대에 잘못된 경보를 발령하거나 동료를 위험에 빠뜨리게 한 버그달과 같은 혐의도 99항의 9가지 적전비행 규정에 포함된다고 AP 통신은 설명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술에 만취해 동료를 사지로 내몬 미 육군 상병, 1971년 베트남전에서 매복 지점을 확보하라는 상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기지를 위기로 내몬 육군 대위 등이 적전비행으로 기소됐습니다.
2004년에는 기지를 떠나던 호송대를 호위하지 않은 미 해병대 소속 일병에게 적전비행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버그달 병장의 법률대리인인 유진 피델 변호사는 육군 검찰이 버그달의 한 가지 행동에 대해 탈영과 적전비행이라는 두 가지 혐의를 적용하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적전비행이 생소한 개념인 탓에 검찰이 이를 입증하려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