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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수백억 예산들여 '바둑의 전당' 추진 논란

입력 : 2015.09.08 06:07

동탄주민들과 시의원 "졸속으로 결정한 선심성 사업" 비난


경기도 화성시가 지난 2일 화성시 동탄에 '바둑의 전당(가칭)'을 건설하는 내용의 협약(MOU)을 한국기원과 체결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한국기원이 사업을 제안한 지 22일 만에 졸속으로 결정했다거나 시장 업적 홍보성 예산낭비 사업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급기야 화성시가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러 가지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8일 화성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채인석 화성시장은 지난 2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바둑의 전당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화성시 석우동 동탄1신도시 안에 건립될 바둑의 전당은 대국장을 비롯해 바둑의 연구·교육·문화·전시·방송 등을 아우르는 바둑종합시설이 될 것이라고 시는 홍보했다.

서울 성동구 마장로에 있는 한국기원도 바둑의 전당 안으로 이전하고, 주요 바둑대회도 바둑의 전당에서 개최할 전망이다.

한국기원은 한국 바둑발전을 기원하며 바둑의 전당에 대한 안건을 7월 13일 운영위원회에서 찬성의결(찬성 7표·기권 1표)한 뒤 같은 달 23일 기사 대의원회의에서 찬성가결(찬성 16표·반대 1표)했다. 압도적인 지지였다.

그러나 화성지역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우선 바둑의 전당 건립 예정지가 문제가 됐다.

바둑의 전당이 들어설 예정인 화성시 석우동 58번지는 책임 읍면동제에 따라 내년 2월 신설될 동탄1·2·3 행정복지센터 신축 부지와 겹친다.

시가 확보한 행정복지센터 부지는 1만5천㎡인데 바둑의 전당을 1만㎡로 짓겠다고 하니 동탄행정복지센터는 5천㎡의 부지 밖에 활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일부 통탄지역 주민들이 이 문제를 거론하며 바둑의 전당 건립 사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화성시는 구청이 아닌 책임읍면동제로 전환하면서 청사규모가 축소돼 바둑의 전당이 들어와도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224억원(국비 67억2천만원·시비 156억8천만원) 사업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시가 바둑의 전당 유치로 인한 지역경제 이바지 효과를 사전에 조사하지도 않고 시비만 156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을 추진하는게 '졸속행정'이라는 것이다.

시의회 일부 의원들도 협약체결 전날인 1일에야 시가 관련 사업내용을 보고한 것에 불만이다.

시가 한국기원으로부터 사업제안을 받은 지 22일만이다.

모 시의원은 "시가 구체적인 내용 없이 급하게 사업을 보고해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 현재로서는 화성시의 무책임한 졸속행정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이 많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시도 "다른 시군에도 바둑의 전당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급작스럽게 업무를 추진했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업부지를 동탄으로 결정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어쩔 수 없이 의회에도 하루 전에야 보고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사업규모와 예산도 아직 확정된게 아니라 변동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사업이라는 지적에 대해 "국내 프로와 아마 바둑 대회가 한곳에서 열리게 되면 연간 100억원의 지역경제활성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는 바둑의 전당에 대한 사업타당성 조사용역을 다음 달 발주한 뒤 내년 상반기 용역결과가 나오면 새롭게 사업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시는 사업반대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한국기원과 협약을 체결한 이후 지역을 순회하며 주민설명회를 열고 있다.

화성시는 2008년 화성시장배 정조대왕 효(孝) 바둑대회를 개최하면서 바둑계와 인연을 맺었고, 2014년부터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프로팀인 '화성시코리요'팀과 내셔널 바둑리그 아마추어팀인 화성시팀을 운영하고 있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경기도 바둑협회 이사 경력이 있을 정도로 바둑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