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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경찰의 팔을 꺾었나?…동영상에 담긴 진실

입력 : 2015.09.04 10:07|수정 : 2015.09.04 10:07


지난 2009년 6월부터 박철씨와 아내 최옥자씨는 경찰과 기나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부부 동반 모임이 있던 그날 밤, 술을 많이 마신 박 씨를 대신해 아내가 운전대를 잡았고 음주단속을 하는 경찰관들과 시비가 붙은 것입니다.

당시 술에 취한 박 씨가 단속 중이던 경찰관을 향해 욕설을 내뱉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서로 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바로 그 때 박씨가 팔을 꺾었다며 갑자기 한 경찰관이 비명을 지르며 상체를 숙였습니다.

박 씨는 바로 경찰 폭행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경찰관의 팔을 꺾은 적이 없다며 정식 재판을 요청했고 무죄 입증을 자신했지만 이 일로 박 씨뿐만 아니라 증인으로 나섰던 부인까지 지난 6년 2개월 간 총 여덟 번의 재판을 받았습니다.

그날의 일을 증명해 줄 수 있는 증거물은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찍은 동영상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박 씨가 경찰관의 팔을 비트는 장면은 아들의 몸에 가려져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경찰관의 팔이 뒤로 꺾이면서 상체가 숙여지는 모습은 담겨있었습니다.

이것으로 법원은 아무런 의심 없이 박 씨가 경찰관을 폭행했다고 확신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박 씨의 변호인은 최근 사건 동영상의 화질을 개선하고 속도를 늦춰주기를 요청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촬영 영상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재판독했습니다.

그런데 국과수의 개선된 영상을 통해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단서들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박 씨는 상체를 거의 움직이지 않았으며 시선도 팔이 꺾이지 않은 다른 경찰관을 향해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박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6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박 씨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박 씨의 위증 혐의 판결에 대해 상고를 했고 여전히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늘(4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2009년 여름 밤, 동영상에 담긴 박 씨와 경찰관 사이에 벌어진 일의 진실을 파헤칩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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