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홀로 있는 이 할머니, 최 여사. 할머니는 한때 2천억 원대 재산을 가진 자산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양말 한 켤레가 가진 재산 전부입니다. 빈털터리가 된 할머니, 무슨 일일까요?
지역 최고 재력가였던 남편 '회장님'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사모님과 다섯 남매는 재산분할 문제로 3년 동안 재판을 계속해왔습니다.
[이근성(가명) / 최 여사의 재산관리인 : (법원에서) 너희가 어머니 재산을 더 가져가는 대신에 너희가 어머니의 상속세를 내라. 어머니에 대한 세금 모든 것을 너희가 책임지고 내라(고 결정한 겁니다.)]
하지만, 자식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사모님의 전 재산은 압류당했습니다.
자식들 인생도 기구합니다. 둘째는 상속 재산으로 사업하다 부도. 넷째는 재산만 챙긴 뒤 잠적. 셋째와 막내는 상속받은 땅을 담보로 돈을 빌리려다 땅을 송두리째 잃고 말았습니다.
형제들과 소송만 수십 건째라는 장남은 형제들이 자신을 모함한다고 주장합니다.
상속 한번 잘못했다가 가족들 인생이 풍비박산 난 셈입니다.
후회 없는 상속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재산을 주는 대신 이행 조건을 명시하는 이른바 '효도계약서'를 받으라고 조언합니다.
[방효석 / 상속 전문 변호사 : 재산이 자녀에게 넘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신호를 주시는 거죠. '효도계약서'라는 게 있거든요. '부담의무 또는 조건, 이러한 조건 불이행 시 그 즉시 증여인에게 증여받은 위 표시의 부동산을 반환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런 각서를 남도 아닌 자식에게 내밀자니 고민이 됩니다. 그래도 전문가들은 받으라고 조언합니다.
[조혜정 / 변호사 : 자녀가 받고 나서 (행동이) 반대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줄 때는 생각을 많이 하셔야 하는 거예요. 그냥 확 줘버리시면 안 되고.]
요즘 국회에서는 이른바 '불효자식방지법' 입법을 위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상속만 받고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상속을 철회한다는 내용인데, 9월 초 입법 발의 예정입니다.
[장진영 / 변호사 : 가족을 깰 거냐? 아니면 조금 야박한 것 같지만 미리 용기 내서 받아둘 거냐? 정이 있으면 이 지경까지 안 오죠. 돈이 정을 잡아먹는 것 같아요.]
효도까지 계약서로 확인하고 법안으로 보장해야 하는 세태가 씁쓸하지만, 자식에게 배신당하고 전 재산을 잃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픽 : 박혜영
(SBS 뉴미디어부)